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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부산에서 만난 경쾌한 드라이빙, 르노 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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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부산에서 만난 경쾌한 드라이빙, 르노 클리오

입력
2018.06.2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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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클리오를 부산에서 경험하게 되었다.
르노 클리오를 부산에서 경험하게 되었다.

르노 클리오에 대해서는 데뷔 이전부터 가솔린, 특히 고성능 모델에 대한 바람이 있었지만 결국 국내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1.5L dCi(90) 엔진과 듀얼 클러치 6단 변속기를 탑재한 사양을 만나게 됐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이미 일전의 시승을 통해 가볍고 작은 차체와 농익은 르노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제공하며 뛰어난 효율성을 갖춘 QM3와 같은 구성이 구현할 수 있는 ‘효율성의 만족감’을 정확히 어필했다는 것이다.

이번 시승은 무대를 옮겼다. 과연 부산의 거리에서 클리오의 매력은 살아날 수 있을까?

의외의 매력, 흰색의 클리오

이번에 마련된 시승 차량은 흰색의 클리오다. 부산에서 시승을 하기 전 다른 곳에서는 프론트 그릴과 도어 패널 하단 그리고 트렁크 게이트 쪽에 붉은색 하이라이트를 더했다고 해도 심심한 모습이라 생각했다.

아무래도 클리오는 붉은색, 혹은 푸른색의 그 감각적인 모습이 더 매력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흰색의 클리오를 부산의 도심에서 다시 한 번 보니 다른 컬러의 클리오 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붉은색 하이라이트 컬러가 너무나 절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컬러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 하고 클리오의 외형을 살펴보면 말 그대로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이 잘 반영되어 있다. 차체 하단부를 넓게 보이게 하는 범퍼 디자인을 시작해 패밀리룩을 더욱 강조한 프론트 그릴과 풀 LED 퓨어 비전 헤드라이트의 조합, 그리고 곡선으로 다듬어진 측면의 실루엣은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후면의 경우에는 곡선으로 볼륨감을 강조한 숄더라인과 그 위에 자리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입체감이 어우러지며 더욱 큰 매력을 어필한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클리오의 후면 디자인이 ‘클리오의 디자인 키 포인트’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다. 어쨌든 전체적인 모습에서 분명 감각적인 패션카의 감성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클리오는 4,062mm의 전장과 1,732mm의 전폭을 갖췄으며 여기에 1,448mm의 전고와 2,589mm의 휠베이스를 갖췄다.

작지만 감각적으로 구성된 실내 공간

르노 클리오의 실내 공간은 말 그대로 QM3와 통일성을 가진다.

비행기 날개 형상의 대시보드를 적용하고 깔끔하게 마무리된 센터페시아를 조합해 작은 공간 안에 실내 요소들을 차곡차곡 채워 넣었다. 르노 고유의 감성이 담긴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한 센터 컨트롤 패널 등이 더해졌다. 다만 소재의 고급스러운 고급스러운 매력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과 컨트롤 패널은 터치 인터페이스와 다이얼을 기반으로 조작되는 공조 컨트롤 패널로 구성된다. 다만 디스플레이 패널의 하드웨어 적인 성능이 우수한 편은 아니라 조작이 다소 답답한 건 어쩔 수 없다. 한편 공조 패널 등은 기술적인 우위를 점하지는 않지만 조작이 간결해 만족감이 높다.

공간을 살펴보면 소형차의 전형적인 특성이 드러난다. 시트의 크기가 다소 작고, 시트 포지션도 차량의 높이에 비해 조금 높게 느껴지지만 레그룸이나 루프 라인의 디자인이 깔끔해 헤드룸의 여유를 마련한 모습이다. 다만 등받이 시트의 각도 조절이 레버 방식이 아닌 다이얼 방식이라 조절하는데 제법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클리오의 2열 공간은 역시 협소하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1열 공간의 여유를 확보한 대가가 적용된 부분이다. 기본적인 시트의 만족감은 준수한 편이지만 공간 자체의 만족감은 떨어지기 때문에 실제 체격이 큰 남성 네 명이 타고 장거리 주행을 하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클리오에 마련된 적재 공간은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이는 소형차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단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클리오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고려한다면 크게 부족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게다가 2열 시트의 6:4 분할 폴딩 기능을 갖춰 상황에 따라 적재 공간을 보다 크게 확보할 수 있어 사회 초년생의 첫 차량이나 비혼족이 사용하기엔 충분해 보인다.

작은 차체에 마련된 효율적인 파워트레인

르노 클리오의 보닛 아래에는 효율성을 강조한 파워트레인이 탑재되어 완성도를 높인다. QM3에 적용되었던 90마력과 22.4kg.m의 토크를 내는 1.5L dCi 디젤 엔진과 6단 EDC(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해 효율성의 극대화를 추구했다. 클리오의 공인 연비는 17.7km/L에 이르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6.8km/L와 18.9km/L 무척 인상적인 수준에 이른다.

경쾌하고 또 즐겁게 하지만 효율적으로 달리는 클리오

감각적인 디자인, 흰색의 또 다른 매력을 확인하며 르노 클리오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시동을 거니 아무래도 디젤 엔진 고유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디젤 엔진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입장에서 ‘차라리 130마력 정도의 출력을 내는 가솔린 사양이 들어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고 국내 시장에는 dCi 90 사양이 출시되었으니 이제 시선을 dCi 90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

기어 레버를 옮기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제법 경쾌하게 RPM이 상승하며 토크가 전해진다. 낮은 출력이라고 하지만 차량이 가진 무게 자체가 가벼운 편이라 준수한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엔진의 크기가 작고 또 출력 자체가 낮은 편이라 다들 주행 성능에 대한 우려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부산의 도로, 그리고 달맞이 길을 비롯한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도 일상적인 주행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더라도 큰 부족함, 혹은 출력에 대한 갈증은 크지 않았다.

물론 오르막 길이 계속 이어지는 구간이라면 100% 만족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공인 연비에서 확인했던 것처럼 6개의 기어비를 가진 EDC 변속기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에코 모드를 활성화하지 않더라도 보다 높은 효율성을 구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변속을 하고 낮은 RPM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 드라이빙을 원하는 운전자라면 자동 변속 모드가 아닌 수동 변속 모드로 보다 적극적으로 기어를 옮겨가며 드라이빙을 구현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그럴까? 클리오에 차라리 패들시프트가 적용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들었다.

차량의 기본적인 움직임에 있어서는 말 그대로 ‘오버 스펙의 하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프랑스의 환경, 모터스포츠에서 얻은 풍부한 경험에서 드러나는 견고한 차체와 농익은 하체의 셋업의 조합은 고갯길과 산길에서 더욱 리드미컬하고 경쾌하게 달릴 수 있는 특권을 제시한다.

특히 무게 중심을 옮긴 후에도 네 바퀴가 노면을 제대로 움켜쥐는 그 느낌은 정말 매력적이다. 여기서 푸조 308로 대표되는 PSA의 차량들과 비교하자면 전체적인 방향성은 유사하지만 클리오, 르노의 하체가 조금 더 단단하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같은 프랑스 국적이라 해도 두 브랜드, 그룹 사이에도 차이가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차량의 전장이 짧기 때문에 작은 조작으로도 차량의 민첩한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는 즐거움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탄탄하게 조여진 하체와 민첩한 선회력이 호흡을 맞추니 어떤 코너에서도 전륜 구동 차량의 특징을 100% 살리면서 드라이빙을 이어갈 수 있었다. 참고로 이런 특성은 정말 심각히 혼잡한 부산의 도심 도로에서도 분명 빛을 발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특성을 잘 살려 클리오 원메이크 레이스로 이어지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 보인다. 서킷을 압도하는 출력을 보유한 것은 아니지만 연이은 코너에서 드라이버들의 기술 경쟁을 펼치는 인상적인 장면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효율성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이번 주행에서는 따로 효율성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클리오가 가지고 있는 파워트레인이나 전체적인 레이아웃에 있어서 관련성이 큰 QM3의 경우 정말 출중한 효율성을 갖추고 있으니 클리오 역시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효율성을 자랑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좋은점: 파워트레인을 압도하는 뛰어난 차체와 하체의 셋업

아쉬운점: 가솔린 파워트레인의 부재와 EDC 변속기의 지나친 효율 지향적 성격

부산에서 즐거움을 찾는 클리오

짧은 시간이었지만 르노 클리오가 부산에서 보여준 모습은 말 그대로 즐거움이었다. 절대적인 출력이 낮다는 건 사실이지만 이를 대체하는 뛰어난 효율성은 물론이고 달리는 무대를 가리지 않고 완성도 높고 경쾌한 드라이빙을 선사하는 그 움직임을 갖췄다. 이러한 특성으로 클리오는 분명 자동차를 즐기는 이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로 떠오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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