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를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린 아르헨티나 출신 엑토르 쿠페르(62) 감독이 조별예선 전패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이집트 축구협회는 27일(한국시간) “쿠페르 감독을 포함한 스태프와 계약이 종료됐다.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 드린다”라며 쿠페르 감독 등과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쿠페르 감독은 앞서 조별예선 3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역전패 한 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하면서 결별을 암시했다. 월드컵 본선에 나선 32개국 감독 중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쿠페르 감독이 처음이다.
2015년부터 이집트 대표팀을 이끈 쿠페르 감독은 아프리카지역 예선을 4승 1무 1패 호 성적으로 통과해 이집트에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첫 본선 진출을 선물했다. 그러나 본선 무대에선 3패로 무너졌다. 팀의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25ㆍ리버풀)의 어깨 부상 여파가 뼈아팠다.
이집트는 살라가 빠진 채 치른 우루과이와 첫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살라가 돌아온 개최국 러시아와 2차전에서도 1-3으로 져 조별예선 탈락을 확정 지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전에서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승리에 도전했지만 좌절됐다. 살라는 2, 3차전에서 연속 골을 기록했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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