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친다’던 양준혁(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2010년 타격 전 부문에서 범접하지 못할 것 같던 금자탑을 쌓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고 했다. 그의 대표 기록인 최다안타 기록은 박용택(2,321개ㆍLG)에 의해 8년 만에 갈아치워졌다.
양준혁이 은퇴하면서 통산 누적 1위 기록을 남긴 건 경기 수(2,135경기), 타수(7,332), 득점(1,299개), 안타(2,318개), 2루타(458개), 홈런(351개), 루타(3,879), 타점(1,389개), 볼넷(1,278개), 4사구(1,380개) 등 도루와 3루타를 제외한 9개 부문이다.
그의 기록들은 지난해 은퇴한 이승엽(KBO 홍보대사)에 의해 1차적으로 대부분 경신됐다. 이승엽은 홈런(462개)을 비롯해 득점(1,355개), 루타(4,077개), 타점(1,498개), 2루타(464개) 부문에서 양준혁을 넘어 ‘전설’로 이름을 새겼다. 올 시즌엔 박용택에게 안타와 타수(7,504) 1위 자리를 넘겨줬다. 경기 수는 정성훈(KIA)이 맨 위로 올라서 현재 2,185경기에 출전 중이다.
이제 마지막 남은 양준혁의 1위 기록은 볼넷이다. 양준혁은 은퇴 당시에도 가장 애착을 갖고 있으며, 가장 늦게 깨질 기록으로 볼넷을 꼽았다. 안타를 비롯한 나머지 타격 기록들이 결국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이뤄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실제로 볼넷은 양준혁의 은퇴 후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땅한 도전자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가장 유력한 후보는 현역 선수 가운데 최고의 선구안을 자랑하는 김태균(한화)이다. 김태균은 통산 볼넷 1,053개로 현역 1위, 전체 3위에 올라 있다. 49개를 더 보태면 통산 2위인 장성호(1,101개ㆍKBS N스포츠 해설위원)를 제친다. 김태균을 제외하고는 1,000개를 넘긴 선수도 없다.
김태균도 양준혁의 1,278개를 넘어서기까지는 산술적으로 앞으로도 약 3, 4시즌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타이틀을 반납한 양준혁이 가장 오랜 세월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지막 자부심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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