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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비대위에 총선 공천권”… 깊어진 한국당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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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비대위에 총선 공천권”… 깊어진 한국당 내홍

입력
2018.06.26 18:29
수정
2018.06.26 20:48
5면
0 0

#1

비대위 준비위 첫 발 뗐지만…

金 “與 ‘김종인 모델’보다 강해야

비대위에 내 목부터 치라 하겠다”

공천권 발언에 중진ㆍ친박계 반발

#2

비박계도 공천권 발언에 우려

“金권한대행 퇴진 요구 부당ㆍ무례”

복당 3선 의원들 의견 모았지만

비대위 성격 놓고 당권다툼 예고

김성태(오른쪽) 자유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이 26일 오전 국회 본관 당 대표실에서 열린 비대위 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오른쪽) 자유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이 26일 오전 국회 본관 당 대표실에서 열린 비대위 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수습방안을 놓고 갈등을 빚던 자유한국당이 일단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주도의 비대위원회 구성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 권한대행이 “비대위가 공천권까지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흘리면서, 비대위 성격을 놓고 또 다시 계파간 당권다툼으로 확전될 조짐이다.

한국당 비대위 준비위원회는 26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갖고 비대위 구성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한국당을 살려낼 칼을 드리고, 내 목부터 치라고 하겠다”며 “그 칼은 2020년도 총선 공천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종인 모델보다 더 강해야 한다”며 “남의 당이라도 배울 건 배워야 제대로 된 비대위원장을 모실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영입해 물갈이 공천을 한 전례를 언급한 것이다.

비대위 준비위원장인 안상수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비대위에서 혁신을 할 때 저는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돌려주는 것에 대해 아주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인 헌법적인 조항을 넣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과 안 의원이 비대위 구성이 아닌 비대위 역할, 그 중에서도 가장 민감한 공천권 얘기를 꺼내자 김 권한대행 주도의 혁신안에 비판적인 중진 및 친박계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정우택 의원은 이날 “준비위원 면면을 봤을 때 김 권한대행 가까운 분들로 형성됐다”며 “잘못하면 김 권한대행의 아바타 성격을 하는 비대위원장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 재선 의원도 “비대위 구성만 한다더니 역할까지 규정해 버리면 누가 그 비대위원장을 순수하게 믿고 따를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결국 김 권한대행 입김이 들어갈 비대위원장이 공천권까지 가질 수 있다는 언급 자체가 결국 당 주도권을 갖고 인적 청산을 하기 위한 전주곡 아니냐는 의심을 하는 것이다.

김 권한대행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비박계 의원들도 공천권 발언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다. 복당파들이 중심이 된 3선 의원들은 이날 모임을 갖고 “김 권한대행에 대한 퇴진 요구는 부당하고 무례하다는 데 3선 의원들이 의견이 일치됐다”고 말했다. 전날 초재선 의원들에 이어 3선 의원들까지 사실상 김 권한대행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다만 3선 의원들은 김 권한대행이 최근 ‘용납하지 않겠다’라는 등의 표현을 쓴 데 대해 “매우 건방진 표현”이라며 “그 말 태도와 언어부터 바꾸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김 권한대행이 곧장 공천권 얘기로 논란을 불러 일으키자 당내에선 답답해 하는 분위기다. 이날 모임에 참석했던 한 중진의원은 “김 권한대행에게 발언을 좀 조심해야 한다고 했는데 또 공천 얘기를 꺼내서 분란을 자초하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일단 김 권한대행 주도의 비대위 구성 쪽으로 수습의 가닥을 잡아 가고 있지만, 돌발 악재들이 잇따르면서 비대위 구성이 무난하게 이뤄질 수 있을 지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도 점점 퍼지고 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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