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통해 성장해온 한국 기업들과 지근거리에서 협력하겠다.”
글렌 영 한국머크 대표이사가 본사 창립 350주년을 기념해 26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렇게 강조했다. 지난해 10월부터 한국머크를 이끌고 있는 영 대표는 “우리의 핵심 고객사들은 소재 사용 방식이 전부 달라 최고 수준의 보안이 유지되는 가까운 거리에서 계속 협업을 해야 한다”며 “머크는 중국 사업도 키우고 있지만 최고 수준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을 가진 한국은 여전히 중요한 파트너”라고 밝혔다.
1668년 약사였던 프리드리히 야콥 머크가 독일 담스타트에서 인수한 약국이 모태인 머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의약 및 화학기업이다. 또한 1904년 액정 연구를 시작해 100년 넘게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주도하고 있는 기능성 소재 전문기업이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66개국에 진출했고 직원수는 5만3,000여 명에 이른다. 헬스케어ㆍ생명과학ㆍ기능성 소재의 3개 사업부가 지난해 기록한 매출은 153억유로(약 20조원)다. 이중 21억원은 연구개발(R&D)에 재투자됐다.
국내에도 2002년 경기 평택시 포승산업단지에 액정기술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포승산단에 첨단기술센터(2010년)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합성연구소(2011년), OLED애플리케이션센터를 세웠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는 바이오기술연구소(2013년)와 M랩콜라보레이션센터 등을 설립했다. OLED 소재 등을 공급 중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국내 최대 고객사다.
영 대표는 “한국은 기능성 소재 매출 비중이 50%가 넘는다”며 “지난해 한국 매출이 조금 줄어드는 등 단기적인 실적 부침이 있어도 장기적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에 대해서는 “최근 2년 사이 11개의 패널 생산시설을 만드는 것으로 아는데, 이런 폭발적인 성장이 다른 국가에는 도전이 될 것”이라며 “다만 한국은 항상 혁신으로 승부를 걸었고 또 한번 혁신을 도모한다면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 대표는 요즘 국내 산업계 최대 이슈인 주당 최대 52시간 근무도 낙관했다. 유럽은 물론 중국 인도 일본 등에서 근무한 그는 “많은 국가에서 일을 해보니 변화가 이뤄지는 시점에는 혼란이 좀 있지만 기업들은 적응을 했다”며 “알아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조절할 수 있는 직종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직종도 있기 때문에 근로시간에 대한 법적 기준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