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숨지고 37명 중경상
“애폭시 작업하다 발생” 추정
현장 근로자수 정확히 파악 안돼
부상자ㆍ구조자 명단 확인 어려워
세종시 신도심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큰 불이 나 3명이 숨지고, 4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건설업체 측은 현장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 수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현장 관리 소홀 등 안전불감증이 부른 참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오후 1시 10분쯤 세종시 새롬동(2-2 생활권 H1블록) 트리쉐이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났다.
세종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지하주차장 공사현장에서 ‘펑’ 하는 소리가 나더니 불길과 함께 연기가 치솟았다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현장으로 출동해 진화작업에 나서는 한편, 신고 접수 14분 뒤인 오후 1시 24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23분 뒤인 1시 47분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대응2단계는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인명피해가 10~20명 또는 상황종료까지 8~24시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발령한다.
소방당국은 세종소방서는 물론, 대전과 공주, 청주 등 인근 소방기관의 지원을 받아 인력 115명과 소방차 40대를 동원해 불을 끄고 있지만, 오후 6시까지 큰 불만 잡았을 뿐 완전 진화를 하지 못했다.
이 불로 현재까지 정모(53)씨 등 3명이 숨졌으며, 4명이 중상을 입는 등 39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 과정에서 소방대원 3명이 유독가스 흡입, 허리 부상 등을 입어 병원 치료 중이다. 민간인 부상자 가운데 14명은 중국 국적이며, 1명은 신원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부상자는 스스로 병원을 찾은 근로자도 있을 것으로 보여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은 주상복합 지하에서 작업 중이던 정씨 등 3명이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수 차례 수색작업을 벌이는 등 구조작업을 펼쳤지만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임동권 세종소방서장은 “공사 관계업체가 근로자들과 연락되지 않는다고 해 수 차례 수색작업 끝에 발견했지만 안타깝게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임 서장은 “지하에 스티로폼 등 가연성 물질이 많고, 내부가 굉장히 뜨겁고, 짙은 연기까지 가득했다”며 “아직 건물이 완공되지 않아 소방시설도 없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이 컸다”고 덧붙였다.
소방당국은 화재 당시 현장 근로자 수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부상자나 구조자 명단 확인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공사인 부원건설 측은 최초에 근로자 169명을 투입해 작업했다고 소방당국에 진술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치가 달라져 진압에 혼선을 빚었다.
임 서장은 “현재까지 현장에 투입된 근로자는 157명으로 파악됐지만, 하청업에서 (원청업체인) 부원건설과 다르게 얘기하고 있어 수치는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불은 지하층에서 근로자들이 에폭시 작업을 하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근로자는 페인트 작업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화재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임 서장은 “화재 원인 등은 정밀감식을 통해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리쉐이드는 지역 건설업체인 부원건설이 지하 2층, 지상 24층 규모로 신축 중인 주상복합 건물로, 오는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세종=글ㆍ사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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