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학생들 중학생에게 철학교육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학업위기에 놓인 중학생을 대상으로 ‘철학교육’을 하고 있어 화제다.
전남대는 26일 철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인문융합 창업팀인 ‘우리들의 다락방’이 대학 부설중학교에서 학업과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1학년생을 대상으로 철학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락방은 학생들에게 전통적인 의미의 철학교육을 강요하지 않고 철학적 방법으로 스스로를 성찰해 보게 하는 것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 대화를 통해 삶의 문제를 함께 생각하고 말하면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문제들을 진지하게 바라보게 하거나 예술적 표현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자기를 돌아보게 한다.
올들어 새 학기부터 시작된 다랑방의 철학 프로그램에는 전남대 사범대 부설중학교 1학년생 16명이 참가했으며 매주 금요일 오후 5~7교시에 진행된다.
첫 수업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생 선생님과 학생들이 서로 자신을 소개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말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이어 학생들의 생각을 자극하는 자화상 그리기, 친구 그리기 등을 통해 자신이 주목한 친구의 모습과 친구가 바라본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외에도 가장 아름다운 것과 가장 추한 것을 사진에 담아 비교하거나 연극관람하고 말하기, 대학 내 동아리 탐방과 미션 수행하기 등을 통해 기존의 학교교육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대사대부중 이유미 교사는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기다리는 것 자체가 큰 성과”라며 “기존의 학교는 고착화된 교사와 학생 관계에 묶여 있기 때문에 대안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던 참에 다락방을 만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자, 전대사대부중(교장 김득룡)과 전남대 인문대 코어사업단(단장 김양현 교수)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학업위기 학생을 위해 자유학기제, 방과후 학교, 대안교육 등 인문학 교육에 힘쓰기로 했다.
김 단장은 “철학을 전공하는 대학생과 학업위기에 놓인 중학생들의 만남이 자율적인 철학적 사고 프로그램을 통해 동반성장이 기대된다”며 “철학과 학생들의 교육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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