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ㆍ날개 손상… 인명피해 없어
“관제 지시 따른 정상 운행”
양측 서로 책임 전가해 공방
26일 김포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간 접촉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을 태우러 가던 빈 여객기여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모두 “관제지시에 따른 정상적인 운행이었다”며 사고 책임을 상대방 측에 넘겨 향후 공방이 예상된다.
한국공항공사와 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김포공항 국제선 주기장에서 토잉카(견인차)에 의해 탑승 게이트로 이동하던 아시아나항공 A330 여객기 날개와 대한항공 B777 여객기 후미 꼬리 부분이 부딪히는 접촉사고가 났다. 두 여객기 모두 기내에 정비사 1명만 타고 있었고, 다친 사람은 없었다. 두 여객기 모두 충돌 부위는 파손됐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 8시 50분 김포에서 베이징으로 출발 예정이던 아시아나기(OZ3355편)는 출발이 오후 12시 40분으로 3시간 50분 미뤄졌고, 오전 8시 50분 김포에서 오사카로 가려던 대한항공기(KE2725편)는 오후 1시 5분 출발로 3시간 55분 지연됐다.
사고 발생 직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 책임을 상대방에게 미뤘다. 대한항공은 보도자료에서 “자사 항공기가 230번 주기장에서 35번 게이트에 연결하기 위해 이동 중 관제탑의 지시에 따라 N3 유도로에서 4분간 대기 중이었다”며 “당시 35번 게이트엔 다른 항공기가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관제탑 대기 지시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여객기는 관제지시에 따라 가만히 서 있었는데, 이동 중이던 아시아나 여객기가 다가와 부딪혔다는 것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기는 관제 지시에 따라 표시된 센터라인으로 정상 이동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대한항공 여객기가 규정보다 10m 뒤에 정차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장에 있던 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 여객기 앞바퀴가 닿았어야 할 노란 선에 토잉카가 닿아있다”며 “대한항공기가 더 앞쪽에 정차하지 않아 후미가 이동 중인 여객기에 닿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 여객기는 관제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것뿐”이라며 “우리 여객기가 노란 선에 닿지 않았다면 관제에서 정확한 지시를 내리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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