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낫게 해줄게’ 장애여성 때려 숨지게 한 목사 실형

전주지법, 종교ㆍ치료행위 벗어나

범행 도운 피해자 어머니도 처벌

전주지방법원 전경.

전주지법 제2형사부(부장 박정대)는 안찰기도로 조현병을 낫게 해준다며 30대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기소된 목사 A(59ㆍ여)씨에게 징역 2년을, 이를 도운 피해자의 어머니 B(57)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9시쯤 전북 전주시 노송동의 한 기도원에서 B씨의 딸 C(32)씨의 가슴과 배를 5시간가량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정신지체장애 2급인 딸을 치료하기 위해 해당 기도원에서 매일 40여분씩 안찰기도를 받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사건 당시 C씨가 “아프다”며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악귀를 쫓아내야 한다”며 손과 발을 묶은 뒤 가슴과 배를 손바닥으로 계속해서 내리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딸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붙잡고 A씨를 거들었다. C씨는 다발성 늑골골절 등으로 인한 흉부손상으로 사망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종교활동이나 치료행위로서의 한계를 벗어나 범행에 취약한 정신장애를 가진 피해자의 생명을 앗아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줬다”며 “A씨가 범행에 주요 역할을 담당했지만 B씨의 부탁으로 피해자를 돕고자 범행에 이른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