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스웨덴전 후반 막판 터진 토니 크로스(28ㆍ레알 마드리드)의 골로 독일 분위기는 완전히 뒤집어졌다. 독일 사람들은 그 환상적인 프리킥 골이 어쩌면 이번 대회 우승으로 가는 첫 디딤돌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거두자 독일은 열광의 도가니에 푹 빠졌다. 최근 ‘키커’지가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92.4%가 독일의 16강 진출을 확신할 정도였으니 독일 사람들이 얼마나 자아도취에 빠졌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자신감이 한국전 승리를 공짜로 가져다 주는 건 결코 아니다. 지난 스웨덴전 최고의 활약을 펼친 마르코 로이스(29ㆍ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25일 “아직 16강 전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우리 앞에는 한국이 놓여 있고 우리에겐 그 경기가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독일 사람들은 F조 조별리그를 ‘산책길’이나 다름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멕시코와 스웨덴에게 된통 당한 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상대방이 비록 축구 변방인 아시아 팀 한국이라 할지라도 이번 경기는 매우 진지한 자세로 임하게 됐다. 독일 축구협회 라인하르트 그린델 회장은 “아직 우리는 그 무엇도 이룬 게 없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선수단 사기를 단속했다.
선수들 표정은 한껏 비장해졌다. 로이스는 “월드컵에서 예상대로 뻔하게 승부가 흘러간 적은 거의 없다”면서 “한국은 쉽게 물리칠 수 있는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매우 끈기 있는 정신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준비는 매우 정신 없이 흘러가고 있다. 24일 소치에서 스웨덴전을 마치자마자 밤 늦게 모스크바 베이스캠프로 돌아온 독일팀은 25일 베이스캠프에서 훈련과 인터뷰를 소화했다. 그리고 다시 26일에는 700㎞ 떨어진 카잔으로 날아왔다. 요기 뢰브(58) 감독에게는 장거리 이동에 의한 피로가 선수단의 최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선발 라인업도 골칫거리다. 지난 경기에서 경고누적 퇴장을 당한 제롬 보아텡(30ㆍ바이에른 뮌헨)과 코뼈가 부러진 세바스티안 루디(28ㆍ바이에른 뮌헨)는 스타팅 라인업에서 빠질 것이다. 루디는 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보아텡의 빈 자리는 마츠 훔멜스(30ㆍ바이에른 뮌헨)가 채울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전을 그라운드 밖에서 지켜보아야 했던 사미 케디라(31ㆍ유벤투스)가 이번 경기에서 중원을 책임질 가능성이 있다.
무니르 지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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