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11시 한국 vs 독일
황희찬 저돌적 측면 돌파 좋지만
멕시코전에선 골 결정력 부족
킬러 본색 보여야 적 수비 분산
독일의 활동량 으뜸은 키미히
‘스위스 군용 칼’ 별명 멀티 선수
수비 전환 약점 속 요주 인물
독일 축구대표팀의 오른쪽 수비수 요슈아 키미히(23ㆍ바이에른 뮌헨)의 별명은 ‘스위스 군용 칼(Swiss Army Knife)’이다. 주로 오른쪽 수비수로 경기에 나서지만 중앙 수비수, 중앙 미드필더는 물론 측면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뛰어난 멀티 능력을 표현한 말이다. 그는 지난 24일 스웨덴전에서 제롬 보아텡(30ㆍ바이에른 뮌헨)이 퇴장 당하자 중앙수비로 이동해 공백을 메웠고 독일 선수 중 유일하게 11km를 넘는(11.778km) 활동량을 보여줬다.
독일은 속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독일의 스피드가 느린 것이 화면으로도 확연히 보인다”고 분석했다. 키미히와 왼쪽 수비수(마르헨 플라텐하르트 또는 요나스 헥터)들의 공격 가담이 잦은 반면 수비 전환이 늦어 뒷공간에 종종 약점을 연출한다. 독일이 멕시코전에 패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였다.
한국과 독일이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카잔 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같은 시간 스웨덴-멕시코전도 열린다. 현재 F조 4개국은 모두 16강에 올라갈 수도,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최종전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신태용호에서는 ‘황소’ 황희찬(22ㆍ잘츠부르크)이 독일 약점인 측면 공략의 선봉에 선다. 그는 손흥민(26ㆍ토트넘)과 투 톱을 이루거나 아니면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할 전망이다.
황희찬은 지난 두 경기에서 빠른 스피드와 밀리지 않은 몸싸움을 활용한 저돌적인 측면 돌파로 ‘황소’다운 움직임을 선보였다. 그는 스웨덴전에서 순간속도 시속 32.40km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빨랐고 전력질주 횟수도 37회로 손흥민(46회) 다음으로 많았다. 멕시코전에서는 두 부문 모두 황희찬(전력질주 47회, 순간속도 시속 33.30km)이 당당히 1위였다. 그는 수 차례 멕시코 측면을 허물면서 손흥민에게 찬스를 열어줬고 역습 때는 ‘킬 패스’로 손흥민에게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옥에 티’가 있다면 결정력이다. 황희찬은 지난 두 경기에서 슈팅을 고작 2개 때렸고 그 중 하나가 유효슈팅이었다. 공격수치고는 부끄러운 성적표다. 멕시코전에서는 후반에 끝까지 상대 수비를 압박하며 실수를 유발해 골키퍼와 맞서고도 슈팅 대신 손흥민에게 뒤꿈치 패스를 했다가 천금의 기회를 놓쳤다. 경기 뒤 황희찬은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 계속 생각날 것 같다”며 자책하기도 했다.
그의 또 다른 별명은 ‘한국의 수아레스’다.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31ㆍ바르셀로나)는 정면을 보고 탱크처럼 내달리는 돌파력이 뛰어나지만 ‘킬러’답게 마무리하는 능력도 일품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2골을 기록 중이다. 황희찬도 우직한 ‘황소’에 더해 사냥감을 발견하면 번개같이 낚아채는 독수리의 기회 포착 능력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손흥민에게 쏠리는 상대의 집중 수비도 더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다.
카잔(러시아)=윤태석 기자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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