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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려드는 환경오염업체에 경주 안강 주민들 뿔났다

입력
2018.07.0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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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공단’ 두류공단에 진저리

폐기물매립장에 건축폐기물처리장까지

주민들 “안강이 쓰레기 하치장이냐” 발끈

안강읍 대동리 철 스크랩업체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소음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안강읍 대동리 철 스크랩업체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소음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동리 주민들이 최근 읍사무소를 항의 방문했다.
대동리 주민들이 최근 읍사무소를 항의 방문했다.

“안강이 무슨 쓰레기 하치장인가. 오염물질 전문배출공단 두류공단으로 부족해 폐기물매립장에다 이젠 건축폐기물처리장까지. 주민 동의 없는 건축폐기물처리장 사업은 즉각 백지화해야 한다.”

경북 경주시 안강읍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각종 공해업체가 밀집, 부글부글하던 차에 최근 건축폐기물처리업체까지 들어선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지난달 말 안강읍을 항의 방문한 데 이어 이달 초 건축폐기물처리업체 허가 백지화를 위한 진정서를 경주시에 접수했다. 주민들은 “다른 지역에서 기피하는 공해업체가 유독 안강읍으로 몰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경주시와 안강읍은 주민 의사에 반하는 공해업체가 더 이상 들어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원과 사당, 정자 등 각종 문화유산이 산재한 안강읍에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한 민간폐기물처리업자는 경주시 안강읍 대동리 3,794㎡ 부지에 건축폐기물처리공장 건설 허가를 신청했다. 폐콘크리트 등을 파쇄, 철근과 골재 등으로 분류하는 업체다. 주민들은 공장이 들어서면 소음 분진은 물론 대형 덤프트럭이 드나들면서 도로파손과 사고위험 등 주민 생활환경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안강읍은 경주시의 일개 읍면에 불과하지만 환경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업소가 유독 많다. ‘공해공단’으로 악명 높은 두류리 ‘두류공단’에만 40여 업체가 입주해 있다. 폐기물처리업체나 고철 재활용업체 등 대부분 다른 지역에 갈 수 없는 업체다. 2016년에는 폐가스통이 연쇄폭발해 주변지역이 전쟁터처럼 변했다. 이전에도 페인트공장 화재 등 크고 작은 환경관련 사고가 잇따랐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는 의료폐기물을 대량으로 반입하려다 주민반발에 부닥치기도 했다. 이런저런 환경 문제로 2012년 두류리 주민들은 경주시가 인근에 조성한 이주단지에 집단으로 이주했다.

두류공단에서 직선거리로 5~6㎞ 가량 떨어진 검단리와 사방리 일대에 조성중인 지방산업단지도 갈등을 빚고 있다. 경주시가 2011년부터 민간개발 방식으로 본격 조성에 나섰지만, 공단조성 이전에 1만6,000㎡ 규모의 폐기물매립장부터 들어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주민들은 당시 설명회 등 주민의견수렴이 없었던 데다 유치신청서도 일부 산단 찬성측 인사들이 마을회관에 보관해 둔 주민들의 도장을 몰래 찍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건축폐기물처리업체를 반대하는 대동리 주민들은 또 “검단ㆍ사방리의 산업단지에 일반 제조업체로 입주해 있던 공장이 알고 봤더니 철스크랩을 해체하는 폐기물재활용업체로 드러났다”며 “민선 7기가 시작한 만큼 새 집행부는 안강 지역 환경오염 유발업체 현황을 정밀 실사한 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동리 주민 안병태(54)씨는 “우리마을은 500년 동안 꿋꿋이 마을을 지켜온 느티나무, 물포구나무, 소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으며 숲 뒷편에는 임진왜란때 창의하여 공을 세운 영일인 수암 정사진을 추모하는 직천서원 사당인 숭학사가 자리하고 있는 등 수많은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보존된 지역으로 폐기물업체의 입주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경주시는 물론 청와대 앞 집회 등 상경투쟁도 벌이겠다는 태세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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