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발전, 무엇보다 시민이 행복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농부’ 시장 박보생 김천시장은 30일 퇴임을 앞두고 무엇보다 김천발전은 시민중심이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시장은 1969년 공직에 입문, 50년 가까이 공직에 있었지만 자타가 인정하는 농부 시장이다. 시장이 되기 전에도, 시장 재직 중에도 틈틈이 농사 일을 해 오다가 이젠 전업 농부로 되돌아가게 된 셈이다. 박 시장은 “이제 해가 뜨면 자전거를 타고 포도밭에 나가며 하루 일과가 시작될 것 같다”며 “김천포도의 명성을 지키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한번 하면 3선이라는 민선 김천시장의 전통을 세웠다. 전임 박팔용 시장이 1995년부터 11년간 3선, 박보생 시장도 2006년부터 12년간 시장을 무탈하게 마쳤다. 전임 시장이 김천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면 박 시장 재임 기간은 격동기였다고 할 수 있다. 민선 1기는 임기가 3년이었다.
무엇보다 경북혁신도시와 KTX김천구미역사를 유치한 것은 빼놓을 수 없다. 농업도시 김천을 교통과 산업 중심도시로 발돋움시켰다는 평가다. 박 시장은 “혁신도시 유치 후 줄기만 하던 인구가 급증세로 돌아섰다”며 “원도심 쇠퇴라는 예기치 않은 부작용도 있지만, 적극적인 도심재생사업으로 원도심과 신도심이 상생하는 김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2016년에는 이웃 성주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가 결정되면서 김천도 격랑에 휩쓸렸다. 박 시장도 시민들과 함께 반대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당시 여당 소속 단체장으로 쉽지 않은 행보였지만, 시민들의 안전의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시장은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이고, 당연히 시민의 편이 돼 시민을 대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시민을 위한 일꾼’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박 시장은 “4,300억 원을 들여 대대적인 하수관거 사업을 마무리 한 것은 김천의 자랑”이라며 “잘 해 보자고 시작했는데 시민들이 반발할 때는 한편 야속하기도 했지만 ‘무엇을 잘못했을까’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지난 12년을 회상했다.
그는 우선 지역발전 전략이나 프로젝트는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 성과나 전시행정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동시에 시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천시민과 김천시 전체를 위한 일이라고 판단되면 비록 개인적 이해와 상충하더라도 전향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제 농민으로 돌아가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작은 봉사단체를 만들어 50년 공직 경험을 살려 김천발전에 기여하겠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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