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방공무원 된 김도형씨
아버지는 아직 현역으로 활동
“두 분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일찍부터 소방관 되고 싶었죠”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꼭 소방관이 되고 싶었습니다.”
‘행복은 안전에 있다’라는 가훈으로 3대째 소방관을 이어 온 가족이 부산에서 탄생했다.
25일 부산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018년 지방소방공무원 경력경쟁 채용시험에서 김도형(25)씨를 비롯한 15명이 최종 합격했다.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소방관이 된 김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소방관에 대한 긍지를 이어받아 소방관 가문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모든 이들의 모범이 되는 소방관이 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합격 소감을 밝혔다.
김씨의 아버지인 창식(54)씨는 현재 부산진소방서 부전119안전센터장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김씨의 할아버지 종갑(82)씨도 소방관으로 1973년 임관해 1996년 퇴직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으로 부경대 소방공학과로 진로를 선택했다는 도형씨는 “평소 남을 도와주는 것도 좋아했지만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소방관련 지식과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대한 자부심과 존경심 때문에 일찍부터 소방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형씨의 아버지인 창식씨는 원래 수학교사가 꿈이었다. 그러나 임용고시 준비 중인 어느 날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물론 훌륭한 직업이지만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는 소방관이 되어보지 않겠냐”라는 할아버지 종갑씨의 권유로 소방관으로 진로를 변경했고, 1991년부터 대를 이어 27년간 화재 등 재난현장 곳곳을 누비며 화재진압,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창식씨는 1991년 소방관으로 입사 당시 “주위 동료들로부터 아버지가 정말 훌륭하신 분이라는 얘기를 듣고 매우 자랑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지금 부친은 올해 82세로 현재도 기장의 한 아파트에서 경로당 안전지킴이로 왕성하게 활동 중에 있다.
현재 창식씨와 함께 근무 중인 이시영 팀장은 “센터장은 선배 소방관이기도 하지만 투철한 사명감과 성실함으로 동료들에게 그 능력을 인정받는 소방관 중의 한 명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그는 27년간 다양한 재난현장에서 성실함이 인정돼 장관 및 시장 표창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창식씨는 아들 도형씨가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반대를 했다. 그는 “아들이 평범한 직장인이 되길 바랬다”며 “2013년 2월쯤 금정구 선동마을 가구공장 화재로 공장지붕에서 화재를 진압하다 미끄러져 손목이 골절돼 8주 진단을 받는 등 소방관이 보람된 직업이긴 하지만 자신도 그랬던 것처럼 고되고 힘든 일이기에 아들에게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형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뒤를 이어 소방관이 되고자 지난 4월 필기시험을 시작으로 체력시험을 거쳐 면접을 끝내고 이날 최종 합격했다.
도형씨는 “이제 제 꿈인 진짜 소방관이 됐다”면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걸어오신 길에 누가 되지 않도록 모든 이들의 모범이 되는 소방관이 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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