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선전에 동원” 비난에 불만
이집트 축구협회는 “탈퇴설 사실 무근”
이집트 축구협회가 또다시 ‘모하메드 살라(26ㆍ리버풀)의 국가대표 탈퇴설’에 휩싸였다.
CNNㆍBBC등 미국과 영국의 주요 언론들은 “살라가 체첸 공화국에 설치된 러시아월드컵 이집트 국가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발생한 일에 불만을 품고 있다”면서 “월드컵 이후 국가대표팀에서 탈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 대표팀은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체첸의 수도 그로니즈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대표팀 선수들이 대부분 이슬람교 신도들인 점을 고려해 러시아 내 이슬람 자치공화국인 체첸을 베이스캠프로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살라는 월드컵 개막에 앞서 훈련장을 방문한 람잔 카디로프 체첸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체제 선전에 이용됐다는 팬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카디로프 대통령은 또 최근 자신의 SNS에 “살라에게 명예시민 증서와 배지를 줬다”고 밝혔다.
이에 살라의 한 측근은 CNN 인터뷰에서 “살라는 축구 외에 다른 사람의 정치적 상징으로 이용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도 “살라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고 싶어 한다. 대표팀을 그만둘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 축구협회는 그러나 “살라의 대표팀 탈퇴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카디로프 대통령 역시 BBC 인터뷰에서 “(이집트 팀의 베이스캠프 설치는) 우리가 요구한 것이 아니라, 이집트가 우리를 선택한 것”이라며 “우리는 월드컵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서방 언론이 우리를 헐뜯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카디로프 대통령은 2007년 대통령에 올라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체첸을 통치하며, 분리 독립운동을 억압해왔다. 이 과정에서 반체제 인사 및 성 소수자 탄압으로 서방 국가들과 인권단체들로부터 독재자란 비난을 받고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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