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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만들면 완판 보장… ‘소상공인 성지’ 된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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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만들면 완판 보장… ‘소상공인 성지’ 된 카카오

입력
2018.06.25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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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품 20~30개 엄선해 소개

선 주문, 후 생산으로 20% 달하는 재고 비용 덜어

#2

소비자는 싸게 고품질 물건 사고

소상공인은 부담 없이 사업 도전

하반기 독립적 앱으로 출시

‘미세먼지’라는 단어가 알려지기도 전인 2014년, ‘시원한 공기 다음엔 깨끗한 공기가 필요해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소형 공기청정기 시장에 뛰어든 이우현 클레어 대표는 창업 3년이 되도록 국내 소비자들과 만날 기회를 찾을 수 없었다. 일부 오픈마켓에 입점했지만, 유명하지 않은 중소기업이 주목받을 기회는 거의 없었다. 해외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 집중하던 클레어는 지난해 3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주문형 공동구매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를 만났다.

이 대표는 “카카오라는 거대한 플랫폼의 트래픽도 도움이 됐지만, 한 번에 20~30개 제품만 엄격히 선별해 소개하는 메이커스 판매정책 덕분에 제품에 대한 고객의 집중도가 확연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카카오메이커스 입점 전 30%에 불과하던 내수 비중은 승승장구해 올해 상반기 50%까지 높아졌고, 기업 고객이 대부분이던 이전과 달리 이제 개인 고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고객들의 적극적인 후기로 브랜드가 유명세를 타자 면세점과 홈쇼핑 업계에서도 러브콜이 왔다. 이 대표는 “카카오메이커스와 같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아니었다면 유명 브랜드가 아닌 작은 기업이 이만큼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주문생산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사이에서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유명인이나 브랜드를 내세우지 않아도 소비자들에게 직접 선택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2016년 2월 서비스 론칭 당시 7곳이던 메이커스 파트너사는 지난달 기준 1,175곳으로 늘어났고, 누적 고객 수는 1,600여명에서 41만여명으로 늘어났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선주문 후생산’을 기본으로 한다. 일정 기간 소비자의 수요를 확인한 뒤 주문받은 만큼만 생산하는 방식으로 통상 20%에 달하는 재고 비용을 줄인다. 자연스레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상품을 살 수 있고, 대량생산 체제가 갖춰지지 않은 소상공인들에게는 자신을 알릴 좋은 기회가 된다. 주문 후 상품을 받기까지 길면 두 달까지 걸리지만,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가치가 담긴 상품이기에 소비자들은 참을성 있게 기다려준다. 카카오메이커스 관계자는 “고객들은 세상에 나오지 않은 첫 제품, 독특한 제품의 첫 고객이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카카오메이커스 김민호기자/2018-06-24(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카카오메이커스 김민호기자/2018-06-24(한국일보)

무엇보다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적극적인 고객 후기다. 직접 생산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구매자들은 제품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그 때문에 보상이 없더라도 적극적으로 후기를 생산하는 문화가 정착돼있다. 샤워기 정수필터 제품을 메이커스에 소개한 뒤 1년여 만에 ‘누적 판매 4만여개, 누적 판매액 7억8,000여만원’이라는 ‘대박’을 기록한 비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메이커스 구매자들이 가감 없이 남겨준 정성 담긴 후기와 조언들 덕분에 본격적인 사업 전 듣고 싶었던 진짜 고객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메이커스 후기가 쌓아준 브랜드 인지도 덕분에 짧은 기간 동안 큰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메이커스가 그동안 쌓아온 풍부한 경험도 장점이다. ‘통째로 세탁하는 기능성 솜 베개’를 개발한 가온힐의 이상혁 대표는 지난해 3월 ‘서울국제소싱페어’에서 카카오메이커스 MD(Merchandiserㆍ유통 전문가)와 만난 이후 메이커스에서만 12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메이커스의 차선화 MD는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과 색깔을 직접 골라 제안해주고, 디테일을 과감히 줄여 가격대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줬다.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첫 입점 당시 메이커스 측에서 1,500개 이상 팔릴 거라고 용기를 북돋아 줬지만 사실 자신이 없었다”며 “그런데 첫 판매에서 무려 3,400개가 팔렸고, 메이커스에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해외 진출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기존 ‘메이커스위드카카오’였던 이름을 25일부터 법인명과 같은 ‘카카오메이커스’로 바꾸고 하반기 내 모바일 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메이커스 관계자는 “매번 어떤 좋은 제품이 있을지 기대를 하고 찾아오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의 제품들을 지속해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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