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은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멕시코와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 26분 카를로스 벨라(레알 베티스)에게 페널티 킥 골, 후반 21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에 추가골을 내주며 0-2 완패를 눈앞에 뒀지만 손흥민의 집념으로 무득점 패배를 면했다.
이날 이재성(전북)과 짝을 맞춰 투톱으로 나선 손흥민은 전반부터 멕시코 골 문을 위협했다. 조별예선 1차전에서 ‘질식수비’로 세계1위 독일을 꺾은 멕시코는 전반 초반부터 한국 공격수들을 강하게 압박해 꽁꽁 묶었지만, 손흥민은 틈만 보이면 지속적으로 슈팅을 시도했다.
손흥민은 첫 실점 전인 전반 22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연결된 공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이어받아 세 차례 연속 슈팅을 시도하며 골을 노렸다. 전반 39분에도 유효 슈팅으로 상대를 위협하는 등 모든 걸 쏟아냈다. 후반 들어선 다소 체력이 떨어진 듯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역습을 시도했다.
결국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3분 이재성의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 지역 밖에서 기습적인 왼발 슛으로 한국의 대회 첫 골을 기록했다. 이날 자신의 9번째 슈팅이었다. 손흥민은 이후 체력이 모두 소진된 듯 경기 종료 전까지 숨을 가쁘게 몰아 쉬며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 때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는 “(기)성용이 형이 경기 뒤 주장으로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고개를 들자’고 했다. 나도 공격수 입장에서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국민들에게 대한민국 축구가 이대로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남은 독일전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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