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전 무기력 유효슈팅 0
벌써 4골 호날두와 극단적 대비
나이지니아와 3차전 대승한 후
‘경우의 수’ 통한 극적 부활 기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월드컵 악연’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메시는 팀이 8강전에서 패했던 2006년 독일 대회와 2010년 남아공 대회, 혼자 4골을 넣고도 결승에서 독일에 0-1로 패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2014 브라질 대회까지 총 3차례 월드컵 무대서 좌절을 맛봤다.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 모를 이번 대회는 더 심각하다. 2차전까지 득점도 승리도 일궈내지 못한 채 고개를 떨군 그는 자칫 16강 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 수도 있는 위기에 놓였다.
메시는 22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2차전 경기에선 단 한 차례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0-3으로 패했다. 메시에겐 이날 무득점 패배란 결과만큼이나 경기 과정에 대한 비판도 뒤따랐다. 초반 적극적인 전방압박으로 득점 의지를 불태웠지만, 팀 평균 활동거리(9.612㎞)에 크게 못 미치는 7.624㎞를 뛰며 단 한 차례 슈팅만 기록한 그에게 팬들은 “‘축구의 신(神)’은 허상이었다”며 실망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혼자 4골을 기록하며 포르투갈에 일찌감치 2승을 안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와 비교하면 메시의 활약을 기대했던 아르헨티나 팬들의 아쉬움은 더 크다. 한 아르헨티나 팬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호날두는 포르투갈을 16강으로, 메시는 아르헨티나를 공항으로 이끈다”며 좌절했다. 지난 16일 아이슬란드와 1차전에서 페널티 킥을 포함해 11차례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1-1 무승부를 이끈 장본인으로도 지목됐던 터라 2차전에서의 무기력은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카를로스 사우라 아르헨티나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을 마친 뒤 “패배는 아르헨티나 전체 선수단의 문제로, 동료들이 메시의 재능을 가리고 있다”며 메시를 감쌌지만, 월드컵과의 악연은 결국 메시 스스로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비록 16강 진출 실패 위기에 놓이긴 했으나 포기하기엔 이르다.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와의 조별예선 3차전에서 큰 점수 차로 이긴다면, 같은 시각 열리는 아이슬란드와 크로아티아전의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이 가능할 수 있다.
실제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0월 극적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미 프로야구 전설 요기 베라의 명언을 실감했다. 아르헨티나 팬들은 당시 에콰도르와의 남미지역 예선 최종전에서 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을 본선진출 실패 위기에서 구했던 메시의 활약이 3차전에서 재현되길 기대하고 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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