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현지 관전할 멕시코전
붉은악마는 1000명 응원 예상
멕시코 욕설응원 벌금 1120만원
한국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 멕시코와 러시아월드컵 F조 2차전(한국시간 6월 24일 0시 로스토프 아레나)이 벌어질 로스토프나도누로 향하는 길. 경유지인 모스크바 공항은 멕시코 응원단으로 가득했다. 멕시코대표팀 상징인 초록색 유니폼에 전통 모자인 솜브레로를 쓴 그들은 한국 기자들을 보면 꼭 “꼬레아?”라고 물었다. 고개를 끄덕이면 또 저들끼리 웃으며 왁자하게 떠들었다. 스페인어를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Vamos a ganar tu país(우리가 너희를 이길 거야)”라고 한다. 세계최강이자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제압했는데 ‘너희쯤이야’라고 말하고 싶은 듯했다.
한국과 경기 당일 4만5,000석 규모의 로스토프 아레나엔 약 3만 명의 멕시코 응원단이 들어 올 전망이다. 반면 한국 응원단은 지난 18일 스웨덴과 1차전보다 조금 적은 1,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스웨덴전 때도 노란 옷을 입은 스웨덴 관중이 2만 명 넘게 들어왔지만 그들의 응원은 그리 요란하지도 조직적이지도 않았다. 반면 멕시코 응원은 시끄러운 걸로 유명하다. 사실상 멕시코 안방이라 보면 된다.
멕시코 팬들은 경기장에서 상대 골키퍼가 골 킥을 할 때 ‘푸토’(Puto)라는 욕설을 외치는데 이 말이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의미가 있어 자주 논란이 됐다. 1차전 때도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32ㆍ바이에른 뮌헨)가 공을 잡으면 여지없이 이 말이 나왔다. 결국 국제축구연맹(FIFA)은 멕시코축구협회에 1만 스위스프랑(약 1,12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고 추가 제재도 경고했다.
멕시코축구협회는 팬들에게 한국전에서는 ‘푸토’를 외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고 멕시코 공격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30ㆍ웨스트햄)도 “이런 응원 구호를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경기에는 문재인 대통령 참석도 예정돼 있다. AP통신은 “월드컵에서 멕시코의 가장 큰 걱정은 다음 상대인 한국이 아니라 자국 팬”이라고 꼬집었다.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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