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컨테이너 개장검사…방역 태세 강화
정부가 최근 경기 평택항과 부산항에서 수천여 마리의 ‘붉은불개미’가 잇따라 발견되자 검역 절차를 대폭 강화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개미류가 섞여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코코넛껍질, 나왕각재 등 32개 품목에 대해 수입 컨테이너 전체를 개장검사하기로 하는 등 범부처 대응체계를 논의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 푸젠성 등 불개미 분포지역 11곳에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해 수입자에게 자진 소독을 유도하기로 했다. 소독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검역물량을 2배로 늘려 철저한 검역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붉은불개미가 발견되지 않은 항만에도 유인용 장치(예찰트랩)를 설치해 2주 간격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방해양청에 야적장 바닥 틈새 메우기, 잡초제거, 방역 등 환경정비를 실시한다. 개미 서식 지역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또 지방청, 항만공사를 통해 항만 운영사, 선주 등이 붉은불개미 발견 시 즉각 신고할 수 있도록 안내하기로 했다. 환경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농촌진흥청,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부처들도 총동원 돼 방역과 조사, 신고접수 등 방제와 예방에 나선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해충이다. 날카로운 침을 통해 독성물질을 전달하며, 찔리면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호흡곤란, 의식장애 등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범부처 대응은 최근 평택과 부산에서 이틀 간격으로 붉은불개미 수천 마리가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일 부산항 허치슨부두의 야적장 시멘트 균열에서는 40미터에 걸쳐 11개의 개미집과 함께 공주개미(여왕개미가 되기 전 미수정 암개미) 11마리와 일개미 3,000여 마리, 알 150여개가 발견됐다. 앞서 18일 평택항에서도 애벌레를 포함해 일개미 700여 마리가 나왔다.
정부는 평택ㆍ부산항 등 발견 지점 주위 200m 내 컨테이너의 이동을 제한하고 정밀조사와 소독을 실시한 후 반출토록 했다. 또한 발견 지점에 긴급소독을 실시하고 붉은불개미 유인용 장치를 추가 설치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불개미 발견 항만은 물론 그 배후지역과 다른 항만ㆍ국제공항 등에 대해 예찰과 방제조치를 선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붉은불개미는 강한 서식력을 갖고 있는 만큼 총력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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