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관용 반(反) 이민 정책’의 민낯을 드러낸 두 살배기 온두라스 여자 아이 사진이 공개된 후 불법 이민자 가정을 돕겠다는 온정의 손길이 전세계에서 답지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사는 샬롯ㆍ데이브 월너 부부가 지난 12일 텍사스주 매캘런의 미국ㆍ멕시코 접경 지대에서 찍힌 이 사진을 접한 뒤 만든 페이스북 기금 모금 페이지에 40만명이 넘는 이들로부터 20일 오전 기준 1,500만달러 이상이 모였다고 전했다. 이 사진에서 리오그란데강을 건너 밀입국한 엄마가 국경보호소 순찰대원으로부터 몸수색을 당하자 겁에 질린 여자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윌너 부부는 16일 1,500달러를 목표로 텍사스주의 비영리단체 ‘난민ㆍ이민자 교육 법적 보호 센터(Raicesㆍ레이시스)’를 지원하기 위한 모금 페이지를 열었다. 레이시스는 텍사스 이민자와 난민 가족에게 실비 수준으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다. 이 기금은 이민자 부모들이 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자녀들과 재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쓰일 예정이다. 또 현재 약 50명의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는 이 단체는 변호사를 추가 채용하고 자원 봉사자로 참여 중인 변호사 교육에 이 기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레이시스의 책임자 조너선 라이언은 “우리는 넘치는 지지에 눈물을 흘렸다”며 “기금이 언제 레이시스에 도착할지 모르지만 격리 수용된 이민자와 자녀를 돕기 위한 변호사 배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NYT는 2015년 시리아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향하다 터키 해변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3세 아일린 쿠르디의 예를 들어 “인도주의적 위기 사진은 충격적이지만 인터넷 기금 모금 플랫폼을 통해 기부금이 유입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쿠르디의 사진 공개 당시 시리아의 적십자 구호 활동에 대한 일일 기부 건수는 전주보다 100배 늘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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