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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김성태 사퇴ㆍ김무성 탈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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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김성태 사퇴ㆍ김무성 탈당하라”

입력
2018.06.21 18:26
수정
2018.06.21 20:4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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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복당파 모임 참석 빌미로 대대적 반격에 나선 모양새 5시간 넘는 마라톤 회의에도 ‘박성중 메모’ 잘잘못 따지다 쇄신안은 테이블에도 못 올라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박성중 의원이 최근 언론에 노출된 자신의 메모와 관련해 공개발언을 하려 하자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제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박성중 의원이 최근 언론에 노출된 자신의 메모와 관련해 공개발언을 하려 하자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제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 참패 뒤 수습책 마련을 위한 자유한국당의 두 번째 의원총회가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박(비 박근혜)계의 정면충돌로 얼룩졌다. 21일 5시간이 넘는 마라톤 비공개 의총이 이어졌지만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에 대한 사퇴요구와 사실상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을 향한 탈당 요구까지 표면화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폭발했다. 김 권한대행이 복당파 모임에 참석하는 등 빌미를 제공하자 숨죽여온 친박계가 전날 서청원 의원의 탈당선언과 함께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의총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최근 언론에 노출된 박성중 의원의 메모 때문이었다. 박 의원은 공개 발언을 신청해 해명에 나섰으나 김 권한대행 등 지도부가 말리면서 비공개로 전환됐다. 박 의원의 메모에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_서청원, 이장우, 김진태 등등 박명재, 정종섭’, ‘세력화가 필요하다_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박 의원은 비공개 전환 이후 “바른정당 복당파 모임에서 누군가 그런 얘기를 했고 메모 내용을 간단하게 요지만 적었다. 의도치 않게 0.1초 만에 사진을 찍혔다”는 취지의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의원 메모 자체의 폭발성과 석연찮은 해명이 친박 의원들을 한껏 자극했다. 이장우 의원 등 강성 친박계 의원들은 곧장 “박 의원을 출당시켜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조차도 “박 의원이 해명은 했지만 왜 복당파 모임을 가졌으며, 왜 그런 쓸데없는 메모를 했는지 모두들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그 메모 때문에 철 지난 계파 갈등이 불붙었고, 우리가 진짜 토론해야할 문제는 논의하지도 못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심지어 이완영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에 대한)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 일부로 언론에 흘렸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격분했다.

박 의원에 대한 성토는 김 권한대행과 복당파 좌장인 김무성 의원으로 향했다. 김진태 의원은 “그(복당파) 모임에 김 권한대행도 참석했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자신은 아닌 척 계파를 청산하자고 하면 누가 믿고 따르겠냐”며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결국 김 권한대행에 대한 비판은 김무성 의원에게 옮겨붙었다. ‘중진 사퇴론’을 주장한 한 초선 의원은 “김 의원도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복당파 의원들은 박 의원의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현실적 이유를 들어 김 권한대행의 사퇴는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중 메모’ 문제로 잘잘못을 따지다 보니 정작 논의해야 할 쇄신안 문제는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했다. 신상진 의원은 “의총은 결론 없이 끝났다”면서 “민주적 절차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있었고 내용에서도 ‘중앙당 슬림화가 무슨 혁신이냐’, ‘우리당 어려움이 그것 때문에 생긴 게 아니다’라는 지적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 권한대행은 의총이 끝난 뒤 자신을 향한 사퇴요구에 대해 "그런 목소리도 있었다"면서도 "당내 갈등을 유발하고 분열을 자초하는 것은 어떤 경우든 용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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