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간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실질적 2인자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이르면 이달 말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홍콩 경제일보는 소식통을 인용을 “미중 간 무역 갈등의 ‘소방수’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돼 온 왕 부주석이 이달 말쯤 미국을 방문할 것이란 관측이 또 다시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18일(현지시간) 2,000억달러(약 220조6,000억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규모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중국이 동일한 규모의 보복 조치를 시사하면서 미중 간 무역전쟁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금융 전문가인 왕 부주석은 2008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재임 당시 부주석을 맡아 금융ㆍ무역정책 등을 책임지면서 미국 정ㆍ재계와 월가에 상당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또 시 주석의 측근들 중 대미 교류와 국제적인 협상 경험도 가장 풍부하다.
이 매체는 그러나 “미국 백악관을 ‘매파’가 장악한 상황에서 왕 부주석과 친분이 깊은 미국 내 ‘비둘기파’ 인맥들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중 강경파가 미국의 무역정책을 장악한 상황에서 왕 부주석이 미국 측 인맥을 동원해 미중 간 양호한 대화 채널을 마련할 수 있을지 미지수란 얘기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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