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이 해상에서 도주하던 현행범이 바다 한 가운데 버린 휴대폰을 잠수해 찾아내 나머지 일당을 검거했다.
21일 경북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경은 올 2월 10일 오후 8시쯤 포항 영일만항 인근 해상에서 고무보트로 암컷 대게를 운반하던 A(31)씨를 뒤쫓았다. A씨는 붙잡혔으나 도주 중 자신의 휴대폰을 바다에 버렸고 나머지 일당에 대해 일절 함구했다.
해경은 다음날 오전 일찍 특별 채용한 잠수요원 4명을 투입, 바다 밑을 샅샅이 뒤졌고 2시간 만에 A씨가 버린 휴대폰을 찾아냈다. 이어 4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암컷 대게와 어린 대게를 잡은 선박 B호와 관련자 6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이들이 포획한 대게는 암컷 5만1,000여 마리와 길이 9㎝이하의 어린 대게 128마리였다. 대게는 해마다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포획이 금지되나 암컷 대게와 어린 대게는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연중 포획할 수 없다
포항해경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구속했고 추가로 붙잡은 일당 중 핵심 총책인 C(35)씨와 선장 D(39)씨를 수산자원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포항해경은 또 지난 2월 2일 포항시 북구 죽도동 한 식당에서 암컷 대게 5,800여 마리를 판매하던 E(38)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이어 E씨의 휴대폰을 조사해 운반책 F(31)씨와 포획선 운영자 G(35)씨를 차례로 붙잡아 구속했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불법으로 대게를 잡는 유통사범은 무관용 원칙으로 끝까지 추적 수사할 것이다”며 “소중한 어자원을 보호하고, 선량한 어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엄중하게 법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수산자원관리법상 암컷 대게 또는 체장 미달(9㎝이하)의 어린 대게를 포획하거나 이를 소지ㆍ유통ㆍ가공ㆍ보관ㆍ판매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