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ㆍ13 전국 지방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기초단체장 당선인들이 오는 7월 2일 취임에 앞서 구성한 인수위원회를 놓고‘살생부 인사’등 벌써부터 갑질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 취임준비위원회(인수위원회) 구성도 선거종사자와 학연ㆍ지연 등으로 연결돼 전문성 결여 등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21일 김제시와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10개 분과 총 23명의 시장직인수위를 출범시킨 박준배 김제시장 당선인의 일부 인수위원들이 자격 논란을 빚고 있다. 이들의 직업이 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각종 사업과 밀접한 사업자이거나 종사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인수위원 중에는 건축ㆍ인테리어업자, 체육관 운영자, 인쇄 출판업 종사자 등이 다수 포진됐다. 이들은 김제시에서 발주하는 공사, 용역, 물품 등을 망라한 전 사업 영역에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어 공무원과 인수위원간의 이해충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사정이 이러하자 인수위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김제시 공무원들은 사업자들에게 김제시의 정책과 누설되지 말아야 할 기밀 등 각종 업무를 보고하는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인수위원들의 비전문성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은“시장직인수위는 단순한 업무 인수인계 활동에서 벗어나 김제시의 현안에 대해 해법을 모색하거나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정책 개발 에 나서야 한다”며 “이번 김제시장직인수위가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혹평했다. 시민 김모(55)씨도 “인수위원의 선발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전문성이 낮은 인사가 뽑히거나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과 직ㆍ간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가 선발돼 시정을 제대로 이끌어갈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전남 김종식 목포시장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취임준비기획단 구성을 두고 편향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욱이 기획단 구성이 되자마자 목포시청 내에서는 6급 이상‘살생부’명단이 나오는 등 공직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취임기획단원들이 대부분 김 당선자와 학연ㆍ지연 등으로 연결돼 있고, 전문성을 갖춘 인사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 당초 김 당선인은 내실 있는 취임을 위해 7명의 실무형 기획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7명 기획단에서 3명은 목포시 등 전직 공무원으로 김 당선인과 고교 동문이다. 또 신모 등 2명은 완도출신으로 김 당선인과 같은 고향이다. 이모씨는 완도부군수 출신으로 김 당선인과 함께 근무한 인연을 가지고 있으며 한 시의원은 김 당선인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는 등이다. 이를 놓고 편향됐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가 목포시 전 고위공직자가 기획단장이 되면서 공무원간에 인사 살생부가 제기했다. 목포시청 공무원노조 게시판도 뜨겁다. “불안에 떨고 있니”,“공무원 개입, 색출해야 돼” “인사 등 주요부서 불안하지”등 연일 논쟁이다.
정기영 대불대 교수는 “전직 공무원들이 많다면 그 자체로도 조금 식상한 인사라 할 수 있다”며 “보다 각계의 참신한 전문가들이 새로운 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취임준비기획단 한 관계자는 “김 당선인이 인사 ‘인’자도 꺼내지 말라고 했고, 인사서류 요청도 없었다”며“국가예산 등이 소요되는 대형 사업들 몇 가지만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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