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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엎어지는 늪 축구… 질식할 뻔한 무적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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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엎어지는 늪 축구… 질식할 뻔한 무적함대

입력
2018.06.21 15:48
수정
2018.06.21 19:4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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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초반부터 전원수비 전략 스페인 점유율 69%에도 무득점 후반 이란 자책골이 승부 갈라
이란의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왼쪽)가 21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B조 조별예선 두번째 경기가 0-1로 끝난 뒤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아쉬워하고 있다. 카잔=AP 연합뉴스
이란의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왼쪽)가 21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B조 조별예선 두번째 경기가 0-1로 끝난 뒤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아쉬워하고 있다. 카잔=AP 연합뉴스

지난 16일(한국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모로코를 1-0으로 꺾은 이란 축구에 언론들은 ‘늪 축구’ ‘질식 축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란의 늪 축구에 ‘무적함대’ 스페인도 침몰할 뻔했다. 점유율과 패스 축구를 앞세운 스페인은 이란의 자책성 골로 겨우 승리를 따냈다. 비디오판독(VAR)에서 이란 골이 취소되는 행운도 따랐다.

스페인은 21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조별예선 두번째 경기에서 후반 9분 터진 디에고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을 앞세워 이란에 1-0 진땀 승을 거뒀다.

이란은 특유의 전원 수비 전술로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를 만회하려 했다. 포메이션은 스페인과 동일한 4-2-3-1을 내세웠으나 최전방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루빈 카잔)과 좌우 날개를 포함한 선수 전원이 페널티 지역에 촘촘하게 포진해 사실상 포메이션은 의미가 없었다. 걷어내기 48-14, 태클 성공 17-5에서 드러나듯이 수비에 무게를 실었다.

이란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침대 축구’로 스페인 선수들과 신경전도 벌였다. 이란 선수들은 작은 충돌에도 쓰러져 한참 동안을 누워 있었다. 스페인 다니엘 카르바할(레알 마드리드)은 경기 후 “이란 선수들은 아무 이유 없이 경기장에 쓰러졌고 심지어 반칙을 당하지 않았는데도 아파했다. 경기에 이기려고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란은 수문장 알리레자 베이란반드(페르세폴리스)의 선방까지 더해지면서 전반전을 0-0으로 잘 마쳤으나 후반 초반 아쉽게 골을 내줬다. 후반 9분 코스타를 향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비셀 고베) 패스를 수비수 라민 레자에이안(KV오스벤더)이 걷어낸다는 것이 코스타 다리를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집트의 에산 하지사피가 21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B조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누워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카잔=AP 연합뉴스
이집트의 에산 하지사피가 21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B조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누워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카잔=AP 연합뉴스

골이 터진 뒤 전원 수비와 침대 축구를 포기하고 공격에 나섰으나 스페인 수비에 막혀 만회 골을 얻어내지 못했다. 후반 16분 VAR에 의해 동점골 판정이 번복된 것이 뼈아팠다. 사이드 에자톨라히(암카르 페흠)가 프리킥 상황에서 흐른 볼을 골로 연결했으나 VAR 결과 오프사이드로 드러났다.

스페인은 점유율(69% vs 31%), 패스 정확도(89% vs 69%), 패스 성공(717 vs 154)에서 크게 앞섰으나 추가골을 얻지 못하면서 경기 종료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페르난도 이에로 스페인 대표팀 감독도 카를루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과 이란의 경기력에 경의를 표했다. 그는 “이란은 쉬운 팀이 아니다. 어려운 경기였다. 그들을 상대로 점수를 내기가 아주 어려웠다”고 말했다.

1승 1패의 이란은 26일 오전 3시 포르투칼과, 2승의 스페인은 같은 시간 모로코와 조별예선 3차전을 치른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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