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69)씨가 다시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허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0일 “범죄 혐의의 내용과 현재까지 수사진행 경과에 비추어 구속수사할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씨의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김영현)는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가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신청한 이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사대는 이씨가 필리핀인들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 입국시킨 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의 가사도우미로 불법고용한 혐의를 적용했다. 특히 이씨가 대한항공 조직을 동원해 필리핀 현지에서 가사도우미를 모집하고 허위 연수생 비자를 발급받게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11일 소환 조사를 받은 이씨는 당시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대한항공을 통해 가사도우미를 불법 초청하도록 지시한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딸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같은 혐의로 지난달 말 조사대 소환 조사를 받았지만 구속영장은 청구되지 않았다.
이씨는 앞서 지난 4일 운전기사 등에게 ‘갑질 폭행’을 한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거쳐 철창행을 면한 바 있다. 조사대는 이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이씨와 조 전 부사장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