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국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구글캠퍼스 입주 프로그램’ 두 번째 프로젝트가 종료됐다.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글캠퍼스서울에서는 지난해 입주해 기간을 연장한 1개사와 올해 1월에 입주한 5개 스타트업의 ‘졸업식’이 개최됐다.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6개사는 상반기 동안 총 28억원 투자를 유치했고, 팀 규모는 평균 1.3배 성장했다.
구글캠퍼스 입주 프로그램은 아이디어만 가지고 창업에 뛰어드는 스타트업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을 물심양면 받쳐준다. 구글이 이들을 돕는 자산은 구글플레이(앱 마켓)나 유튜브와 같은 구글의 인프라와 노하우, 그리고 전 세계에 뻗어 있는 구글 글로벌 네트워크다.
구글플레이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색칠 놀이 애플리케이션 ‘컬러필’을 만든 최원만 예스튜디오 CEO는 “유튜브 등을 이용한 광고 기법이나 수익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특히 글로벌 서비스 관련 팁을 많이 얻었고, 덕분에 현재 해외 유저가 전체의 95%에 육박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방문수업 매칭 플랫폼 자란다의 장서정 CEO는 구글캠퍼스의 또 다른 창업 프로그램 ‘엄마를 위한 캠퍼스’ 출신이다. 당시 아이디어 수준이던 사업은 구글캠퍼스 입주를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5월 서비스 시작 당시 월 80건이었던 매칭 수는 현재 월 1,300여건으로 늘어났으며, 안정적으로 매출이 성장하는 중이다. 장 CEO는 “구글의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조언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부분에서 구글캠퍼스의 도움을 받았다는 곳도 있다. 인공지능(AI) 텍스트 분석 솔루션을 개발하는 큐리온의 이우주 CEO는 “법률이나 세무 부분은 미처 고려하지 못했었는데, 구글 측에서 좋은 파트너들과 연결해준 덕분에 잘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글캠퍼스 입주 이후 큐리온은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자사의 AI 언어분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창업 초기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공간 문제를 해결해주는 점도 큰 장점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구글캠퍼스는 ‘창업가들이 가장 가고 싶은 스타트업 공간’으로 꼽히는데, 수많은 회의공간은 물론 카페와 샤워실, 수유실까지 제공하고 있다. 환전 서비스가 가능한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코인매니저의 문승우 CEO는 “2~5년 후를 바라보고 창업한 우리와 같은 스타트업들에게는 무엇보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구글캠퍼스에 입주했다는 사실만으로 외부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360도 가상현실(VR) 영상 스트리밍 업체 알카크루즈의 강서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구글캠퍼스 입주 경쟁률이 높아, 업체 미팅 때 구글캠퍼스에 입주했다고 밝히면 호감도가 높아지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캠퍼스서울은 2015년 구글이 전세계 세 번째로 개관한 창업 공간이다. 현재까지 콜버스 등 28개 스타트업을 배출했으며, 총 37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구글캠퍼스서울을 거쳐 간 사물인터넷(IoT) 업체 아씨오와 AI 챗봇 업체 플런티는 각각 카카오ㆍ삼성전자에 인수되기도 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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