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운동 연대 조직인 6ㆍ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남측위)의 방북이 성사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민간단체가 북한을 방문하는 건 처음이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경색됐던 남북 민간 교류에 물꼬가 트이는 모양새다.
남측위에 따르면 이창복 상임대표의장 등 남측위 대표단 15명은 20일 중국 선양(瀋陽)을 거쳐 평양에 들어갔다. 대표단은 이날부터 23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6ㆍ15민족공동위원회 남ㆍ북ㆍ해외 위원장 회의에 참석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공동위의 역할ㆍ과제 및 민족 공동행사, 분야별 교류 등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남측위는 이날 출국 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회의가 판문점선언 시대의 통일운동을 새롭게 설계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판문점선언에는 남북이 화해와 단합 분위기 고조를 위해 각계 각층의 다방면적 교류ㆍ왕래ㆍ접촉을 활성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천담 스님이 이달 2~6일 북한 불교계 인사들과 금강산 유점사 복원 문제 등을 의논하기 위해 개인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교류 목적의 민간단체 방북은 지난해 5월 현 정부 출범 뒤 처음이다. 여자 아시안컵 축구대회 예선 참가를 위한 지난해 4월 여자 축구 대표팀의 방북을 빼면, 2015년 12월 남북 여성 공동 문화행사 참석 차 개성을 방문했던 남측 여성단체 대표단 60여명을 끝으로 2년 6개월 동안 남북 민간단체 교류가 중단됐었다.
잡음이 없진 않았다. 방북 신청자 20명 중 정부가 15명의 방북만 승인하면서다. “방북 목적과 행사 성격, 관계기관 의견 등을 두루 고려했다”는 게 통일부 설명이지만 남측위는 “박근혜 정부 때도 북한에 갔던 이들의 방북을 문재인 정부가 불허한 건 적폐정권 시절 관행의 답습”이라는 입장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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