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유역 천연기념물인 미호종개 서식지를 되살리자는 시민 운동이 본격화됐다.
함께미호강가꾸기협의회·미호강유역협의회추진위원회·미호강상생협력추진기획단 등 충북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은 20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옛 팔결교 아래 미호강 둔치에 ‘미호종개 발견지 안내판’을 설치했다. 이 안내판에는 미호강 깃대종(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생물)인 미호종개에 대한 소개와 시민들의 미호강살리기 상생협력 활동을 소상히 담았다. 옛 팔결교 일대 미호강은 미호종개가 최초 발견된 곳이다.
안내판 설치와 관련,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는 “환경 오염으로 미호강은 더 이상 미호종개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미호종개 발견지 상징화를 통해 물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미호종개 최초 발견지를 탐방·학습 공간으로 활용해 미호강 생태 환경을 되살리는 디딤돌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미호종개는 1984년 옛 팔결교 일대에서 최초 발견된 잉어목 미꾸리과 민물고기이다. 금강 유역에만 서식하는 특산종으로, 천연기념물 454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보호종이다. 환경 파괴로 개체수가 격감해 현재는 충북 진천 백곡천과 충남 청양 지천에서만 서식하고 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이 서식지 훼손을 재촉한 것으로 본다.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으로 고운 모래가 사라지고 유속이 정체되면서 미호종개가 살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미호종개 서식지가 줄어들자 풀꿈환경재단을 비롯한 지역 환경단체들은 지난해 미호강 생태 살리기 운동을 시작했다. 이 운동에는 미호강 주변 주민과 기업체, 지자체 등의 동참이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LG화학 오창공장, LG생활건강, SK하이닉스 등 청주지역 13개 기업과 금강유역환경청, 충북도, 환경단체들이 공동으로 ‘함께미호강가꾸기협의회’를 발족했다. 이 협의회는 미호강 물환경 개선과 유역 공동체 발전을 위한 기구이다.
이날 미호종개 발견지 안내판 제막식에는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 청사 어린이집 소속 어린이 40여명이 참석해 직접 개사한 ‘돌아와 미호종개야’노래를 불렀다.
아이들은 맑은 미호강이 복원돼 미호종개가 다시 노닐기를 노래로 기원했다. 또한 미호종개를 처음 발견해 명명한 손영목 서원대 명예교수가 참석해 미호종개의 가치와 생태 복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태재 미호강유역협의회추진위 상임위원장은 “미호종개가 돌아오는 미호강이 돼야 인간도 살 수 있다. 민·관·산·학이 협력해 미호강 되살리기 상생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