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의 한 고층아파트에서 아내가 추락했다고 신고한 30대 남편이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정읍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쯤 정읍시 연지동 한 아파트 12층에서 A(26ㆍ여)씨가 추락했다. A씨는 온몸에 골절상 등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위독한 상태다. 소방당국은 출동 당시 A씨 목에 전선이 감겨 있었으며 추락 도중 나뭇가지에 걸려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의 남편인 B(34)씨는 119에 아내가 떨어졌다고 신고한 뒤 자신의 차량을 타고 사라졌다. 남편 행적을 수상히 여긴 경찰은 B씨에게 거듭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수 차례 연락 끝에 전화를 받은 B씨는 경찰관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을 암시하는 이야기를 남기고 휴대전화 전원을 껐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에 나서 B씨가 김제방향으로 향한 사실을 확인하고 금산사 인근 도로변에서 B씨 차량을 찾았지만 운전자는 발견하지 못했다. 발견된 차량에서는 무언가에 부딪힌 듯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의식이 없어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최근 부부가 자주 다툰 소리를 들었다는 주민 증언을 토대로 부인의 추락 경위를 파악하고 남편의 행방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읍=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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