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의뢰인 궁금증 꼼꼼히 설명
게시물 인기 끌면 사건 수임 늘어
불황 속 큰돈 안들이고 홍보 효과
블로그 마케팅 기법 지도 업체도
서울 서초동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남윤국 변호사의 하루 일과는 블로그에 게시물을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상담하는 의뢰인들이 궁금해 했던 개념이나 잘 모르는 법률지식을 꼼꼼히 적어뒀다가 정리해 올리는 식이다. 하루 최소 1건 이상 게시가 원칙이지만, 바쁠 때는 주당 1개씩 올리기도 한다. “게시물이 인기를 끌면 덩달아 상담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변호사업계에 블로그 바람이 불고 있다. 불황에 경쟁까지 치열해진 변호사들 사이에서 효과적인 홍보 수단으로 뒤늦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름 있는 전관이나 대형 법률사무소가 아닌 개업변호사나 소규모 법률사무소에선 블로그가 큰 돈 들이지 않고 사건 수임 건수를 늘리는 돌파구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한 개업 변호사는 “비송(소송 절차가 아닌 간이 절차로 처리) 사건의 경우, 수임료가 낮아 적극적인 영업이 어렵다 보니 대부분 온라인 마케팅에 의존한다”고 했다.
다만 까다로운 블로그 관리는 필수다. 시간과 노력을 꾸준히 투자해 주기적으로 올려야 포털 사이트 앞쪽에 노출될 수 있고, 그래야 영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서초동에서 소규모 법률사무소를 운영 중인 이모 변호사는 “초반에는 포털 첫 화면에 노출되기 위해 광고비를 따로 지불하기도 했다”라며 “하루 1개는 기본, 많을 때는 7개씩 글을 올렸더니 지금은 광고비를 내지 않아도 하루 방문자 수가 200~300명에 달할 정도로 많아졌다”고 말했다.
예전엔 대행업체에 글을 맡기는 변호사도 있었지만 요즘엔 직접 쓰는 게 대세다. 남윤국 변호사는 “소비자들도 블로그를 한두 군데 찾아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행업체 글인지 아닌지 딱 보면 안다”며 “시간이 걸려도 직접 쓰는 게 신뢰도를 높여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변호사 사이에 부는 블로그 붐은 지난 10년 사이 변호사 인력이 두 배 이상(지난해 말 기준 2만182명) 늘어난 데 따른 경쟁의 한 양상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변호사에게 블로그 마케팅 기법을 알려주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임재복 법률마케팅연구소장은 “재작년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문의가 2, 3건에 불과했는데, 요즘은 10배 이상 늘었다”라며 “수요가 많다 보니 지난해엔 대한변호사협회 연수 과정으로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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