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축구의 새 역사를 쓴 중심에는 니시노 아키라(63) 감독이 있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브라질을 꺾어 ‘마이애미의 기적’이라는 표현을 만들었고, 그로부터 22년이 지난 후에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제압해 ‘사란스크의 기적’을 연출했다.
니시노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사란스크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콜롬비아를 2-1로 제압하고 기분 좋은 첫 승을 올렸다. 지난 4월 경질된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아 짧은 시간 동안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역사적인 승리”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니시노 감독은 1996년 당시에도 큰 일을 냈다. 일본을 28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올려놓고 그 해 7월21일 D조 첫 경기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1-0으로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하지만 애틀랜타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2승(1패)을 거두고도 골득실에 밀려 조 3위로 탈락했다.
이런 아픔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니시노 감독은 러시아월드컵에서 아시아 팀 최초로 남미 국가를 꺾은 것에 대해 기뻐하기보다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일본 스포니치아넥스에 따르면 니시노 감독은 “1996년 당시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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