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9일 한미 군 당국이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대북 대화 기간 동안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북한 입장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ㆍ협의회장 합동 워크숍’에 정부 정책 설명 차 참석해서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통상 한미 연합훈련 기간 동안 북한에서는 모든 군에 ‘1급 경계령’이 내려지고 모든 군인의 외출ㆍ외박이 금지되며 노동 현장 같은 데에서 군인들이 작업도 전혀 못 하는 긴장된 상태가 계속되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훈련 중단으로) 북한 나름대로 경제 건설 등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얻게 됐다”고 주장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 국방장관회담이 빠른 시일 내에 열릴 거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지대화하는 방안과 더불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계속 일어나는 군사적 충돌을 항구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서해 지역을 평화수역화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국방장관회담도 조만간 개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국방장관회담은 2007년 11월을 끝으로 11년 가까이 열리지 않고 있다. 14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도 국방장관회담 개최 문제가 논의됐지만 합의에 이르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날 방중에 대해선 “오늘(19일)도 김 위원장이 최근 아주 짧은 기간 안에 세 번째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하러 다시 중국을 방문했는데, (중국 입장에서는)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이 나름의 입지가 있고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는 것을 북미 정상회담 과정을 통해 분명하게 전 세계에 보여준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실무적으로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있지만, 이번 북미 정상회담 과정과 결과를 통해 직접 관여된 미국과 북한, 우리, 중국 등 모두가 상당히 긍정적인 요소를 확보했다”며 “앞으로 계속해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북미관계 정상화가 추진될 수 있는 동력이 확보됐다”고 강조했다.
남북 경제협력 재개 때 ‘퍼주기’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남북 경협을 다른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협을 통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북한 입장에서도 경제 건설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남한과의 경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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