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33명의 사상자를 낸 전북 군산시 장미동의 한 유흥주점 화재에서 중상자가 17명으로 늘어났다. 전북소방본부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환자가 많아 추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 부상자들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19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 직후 사망자 3명, 중상자 8명, 경상자 22명으로 파악했지만 현재 병원 이송 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상자가 17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어 서울과 대전지역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1∼3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전국 병원과 보건소를 통해 중상자 병세를 파악하는 응급의료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방화용의자 이모(55)씨도 온몸에 화상을 입어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전신 70%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경기도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화상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씨 건강 상태가 위중해 수감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구속영장 신청을 치료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군산시는 건설교통국장을 본부장으로 상황관리반, 인력지원반, 유가족과 장례지원반, 환자관리 및 심리지원반으로 대응본부를 꾸려 사고 수습에 나섰다. 다음달 9일부터 관내 화재 취약시설에 대한 화재안전 특별조사도 실시할 방침이다.
지난 17일 오후 9시53분쯤 이모씨가 군산시 장미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주인과 외상 술값 시비를 벌이다 주점 내부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3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중에는 개그맨 김태호(51)씨가 포함됐다. 김씨는 전날 자선골프 행사 참석 차 군산을 방문한 뒤 이날 지인들의 술자리에 참석했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이날 사망자 3명에 대한 부검을 실시해 기도와 폐에서 그을음을 발견하고 이들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1차 소견을 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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