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개관해 한국 최고(最古)의 세탁소로 알려진 조선호텔 세탁소가 104년 역사를 마감한다.
신세계조선호텔은 7월 31일 지하 1층에서 운영해 온 외부 고객 대상 세탁소를 폐점하고 투숙객 혹은 피트니스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한 내부 세탁 서비스만 이어가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조선호텔 세탁소가 문을 닫으면 외부 고객 대상 서비스를 하는 서울 특급호텔 세탁소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만 남게 된다. 높은 세탁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고가 의류를 취급하는 조선호텔 세탁소와 달리 그랜드 하얏트 호텔은 셔츠나 블라우스 등 일반 의류만 취급한다.
대부분의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세탁소는 투숙객만 이용이 가능하다. 그랜드앰배서더 서울 풀만은 투숙객이 아닌 외부 고객 대상 세탁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외부 세탁업체에 보내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호텔 세탁소는 최신 세탁 설비를 갖추고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직원들이 높은 수준의 기술로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며 명성을 쌓아왔다. 접근성이 좋은 명동에 있는 데다 가죽과 모피 등 고급 소재 의류와 잡화까지 취급해 인기가 높았다.
조선호텔은 내부 고객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세탁소 폐점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외부 고객은 명품, 가죽, 모피 등 오랜 시간과 높은 세탁 기술이 필요한 고가의 세탁물을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외부 고객의 세탁물 서비스로 인해 호텔 내 투숙 고객의 서비스 저하 될 수 있는 점이 우려돼 내부 고객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외부 고객 대상 세탁소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서울 시내 특급호텔 중 자체적으로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외부 고객에게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거의 없고 접근성이 높은 명동에 있다 보니 외부 고객의 이용 빈도가 높은데 고가 의류를 처리하는 데 인력이 많이 투입되고 세탁물에 문제가 생기면 감당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내부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선호텔은 기존 세탁 시설은 유지하되 외부 고객 접수 공간은 수유실로 바꿀 계획이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