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여행사인 취날왕 홈페이지에 게재된 베이징발 북한 단체관광 상품. 취날왕

최근 국영항공사가 베이징(北京)~평양 노선을 재개한 데 이어 중국의 유명 온라인 여행사가 북한 단체관광 상품을 출시했다. 북중 접경지역에선 북한 관광에 나선 여행객들을 위한 수속 절차 간소화가 진행되고 있다. 전반적인 한반도 주변 상황의 호전에 따라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사실상의 대북제재 완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18일 중국 여행업계와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씨트립ㆍ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3대 온라인 여행사로 꼽히는 취날왕은 최근 평양ㆍ판문점ㆍ38선ㆍ묘향산 관광상품, 평양ㆍ판문점ㆍ조선미술창작사 등을 거치는 8일 여행상품, 판문점과 평안남도 일대를 둘러보는 관광상품 등을 대거 출시했다.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이 지난 6일부터 베이징~평양 정기노선의 운항을 재개하자 이에 맞춰 베이징에서 출발하는 북한 여행상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단오절 연휴(16~18일) 상품이 모두 매진되는 등 중국인들의 호응도 상당하다.

대형 온라인 여행사인 취날왕의 북한 단체관광 상품 출시는 사실상 중국 정부가 북한 관광 제재를 해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이 계속되자 지난해 11월부터 자국민의 평양행 관광을 전면 중단시켰다. 그러다가 연말에 북중 접경지역이자 조선족이 다수 거주하는 랴오닝(遼寧)성과 지린(吉林)성의 일반 여행사에 한해 북한 관광상품 판매를 허용했었다.

지린성 훈춘(琿春)을 비롯한 일부 접경지역에선 북한 관광에 나서는 여행객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지린성 공안국은 이르면 이번주부터 북ㆍ중ㆍ러 접경도시 훈춘의 대북 세관창구인 권하통상구에 출입국관리 업무를 담당할 출장소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 출장소가 운용되면 관광객은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하고 1회성 변경통행증을 발급받아 북한 관광을 할 수 있다.

북중 국경지역에서 출입국관리 업무가 진행되면 최소 하루 이상 걸리던 통행증 발급 시간이 1시간 안팎으로 크게 줄어들어 북한 관광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지린성 투먼(圖們)의 변경통상구와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호시무역구 등지에서도 조만간 공안국 출입국관리 출장소가 가동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들은 실질적으로 대북제제를 완화하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제재 완화ㆍ해제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기 시작했지만 미국은 북한 비핵화 진전이 먼저라며 부정적이다.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에 앞서 중국이 관광분야 제재를 풀 경우 수산물ㆍ섬유ㆍ광물자원 등의 수출이 막힌 북한 입장에선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으로 관광 제한 조치를 취한 한국보다 북한의 관광 제한을 먼저 해제한 것은 한반도 정세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면서 “‘북한의 정치적 후원자’ 이미지를 부각시킴으로써 향후 한반도 문제 논의 과정에서 발언권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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