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명의 사상자가 난 전북 군산 유흥주점 방화 사건은 외상 술값 시비로 빚어진 참사로 드러났다. 경찰은 방화치사 혐의로 이모(55)씨를 긴급 체포해 정확한 범행동기를 조사 중이며 혐의가 파악되는 데로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18일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이씨는 전날 오후 9시53분쯤 군산시 장미동 한 라이브카페에 인화성 물질을 붓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의 방화로 사망자 3명, 부상자 30명 등 총 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군산 개야도 섬마을 주민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상자가 다수 있어 사망자는 늘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소방당국은 주점 내부에 합성 소재로 된 소파가 많아 유독가스가 생긴데다 비상 통로도 좁아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던 게 인명 피해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 주점에는 스프링클러는 설치되지 않았고 소방설비는 소화기 3대가 전부였다.
범행 직후 달아난 이씨는 범행 장소에서 500m가량 떨어진 군산시 중동 선배 집에 숨어 있다가 이날 오전 1시30분쯤 경찰에 검거됐다. 범행 당시 이씨도 몸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찰에서 “외상값이 10만원인데 주점 주인이 20만원을 요구했다. 화가 나서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찰조사 뒤 병원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군산=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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