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영문 이름이 ‘Kim Jong Un’으로 소개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정은’을 로마자로 ‘Kim Jeong-eun’으로 표기하는데, 이렇게 표기가 다른 이유는 남북한의 로마자 표기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의 로마자 표기법에서 ‘ㅓ’ 모음은 ‘eo’로 적고 ‘ㅡ’ 모음은 ‘eu’로 적는다. 그러나 북한의 ‘조선어 라틴 문자 표기법’에서 ‘ㅓ’ 모음은 ‘o’ 위에 반달표(˘)를 붙인 ‘ŏ’로 적고 ‘ㅡ’ 모음은 ‘u’ 위에 반달표(˘)를 붙인 ‘ǔ’로 적는다.
그러나 반달표를 생략하는 것도 허용하는데, 예를 들어 ‘서포’를 북한식으로 ‘Sŏpho’로 적는 것이 원칙이지만 ‘Sopho’로 적는 것을 허용한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는 ‘ㅓ’ 모음은 ‘o’로 적고 ‘ㅡ’ 모음은 ‘u’로 적는다.
또한 우리는 ‘ㅕ’ 모음을 ‘yeo’로 표기하지만 북한에서는 ‘yŏ’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yo’로 적는 것을 허용한다. 그래서 ‘평성시’를 북한식으로는 ‘Phyongsong-si’로 적는다.
자음의 로마자 표기법도 남북한이 조금 다른데, ‘ㄱ, ㄷ, ㅂ’이 초성에 올 때 우리는 ‘g, d, b’로 표기하지만 북한에서는 ‘k, t, p’로 표기한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갑산’을 ‘Kapsan’, ‘백마산’을 ‘Paengmasan’이라고 쓴다.
또한 ‘ㅋ, ㅌ, ㅍ’을 우리는 ‘k, t, p’로 표기하지만 북한에서는 ‘kh, th, ph’로 표기해서 ‘판교’를 북한식으로는 ‘Phan-gyo’로 적는다. 다만 ‘평양’은 ‘Pyongyang’으로 표기하는데, 이는 오랫동안 ‘평양’을 국제적으로 ‘Pyongyang’으로 표기해온 관행을 인정한 것이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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