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ㆍ13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한 자유한국당은 ‘그래서 우리도 망했다’라는 백보드를 당 회의실에 걸어두었다.
자성의 목소리를 담은 이 백보드는 선거 기간 내내 화제가 됐다. 자유한국당의 이런 자기 반성은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04년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당 지도부 전원이 천막당사로 들어갔다. 2012년에는 2011년 10ㆍ26 재보선에서 패하자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박근혜 비대위를 출범, 약 15년간 써왔던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꿨다. 명칭뿐 아니라 당 상징색을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꾸면서 체질을 완전히 개혁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친박계와 비박계의 공천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던 2016년 새누리당은 4ㆍ13 총선을 위한 다짐으로 백보드를 국민의 쓴소리로 채웠다. ‘정신 차리자 한 순간 훅 간다’, ‘잘하자 진짜’ 등 꾸짖는 내용으로 가득 찬 백보드는 당시 조동원 홍보본부장의 아이디어였다.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입지가 좁아지면서 새누리당은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변경, 반성과 개혁의 시동을 걸었다. 같은 해 6월 개최한 ‘자유한국당 오행시 짓기 대회’에서는 당 의원들을 비판하는 작품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했다.
2018년 6ㆍ13 지방선거 준비하면서 자유한국당은 국회 회의실 벽면에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는 백보드를 내걸었다. 스스로를 '디스'하면서 동시에 여권에 대한 경고를 담은 이 백보드는 선거가 끝난 6월 15일 당 회의실을 여전히 걸려있었다. 이날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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