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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 짓고 당명 바꾸고 오행시까지… 반성은 참 잘했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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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 짓고 당명 바꾸고 오행시까지… 반성은 참 잘했던 그들

입력
2018.06.15 21:33
수정
2018.06.16 03:09
0 0
2004년 3월 24일 박근혜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한나라당이 천막으로 당사를 옮기면서 그동안 지내왔던 여의도 당사로 부터 한나라당 현판을 떼어 천막당사로 옮기고 있다. 이종철 기자
2004년 3월 24일 박근혜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한나라당이 천막으로 당사를 옮기면서 그동안 지내왔던 여의도 당사로 부터 한나라당 현판을 떼어 천막당사로 옮기고 있다. 이종철 기자

이번 6ㆍ13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한 자유한국당은 ‘그래서 우리도 망했다’라는 백보드를 당 회의실에 걸어두었다.

자성의 목소리를 담은 이 백보드는 선거 기간 내내 화제가 됐다. 자유한국당의 이런 자기 반성은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04년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당 지도부 전원이 천막당사로 들어갔다. 2012년에는 2011년 10ㆍ26 재보선에서 패하자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박근혜 비대위를 출범, 약 15년간 써왔던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꿨다. 명칭뿐 아니라 당 상징색을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꾸면서 체질을 완전히 개혁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친박계와 비박계의 공천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던 2016년 새누리당은 4ㆍ13 총선을 위한 다짐으로 백보드를 국민의 쓴소리로 채웠다. ‘정신 차리자 한 순간 훅 간다’, ‘잘하자 진짜’ 등 꾸짖는 내용으로 가득 찬 백보드는 당시 조동원 홍보본부장의 아이디어였다.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입지가 좁아지면서 새누리당은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변경, 반성과 개혁의 시동을 걸었다. 같은 해 6월 개최한 ‘자유한국당 오행시 짓기 대회’에서는 당 의원들을 비판하는 작품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했다.

2018년 6ㆍ13 지방선거 준비하면서 자유한국당은 국회 회의실 벽면에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는 백보드를 내걸었다. 스스로를 '디스'하면서 동시에 여권에 대한 경고를 담은 이 백보드는 선거가 끝난 6월 15일 당 회의실을 여전히 걸려있었다. 이날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발언을 했다.

한국일보 웹뉴스팀

2004년 3월 24일 박근혜 대표가 천막당사에서 주재한 한나라당 중앙상임위 회의. ‘다시 태어나는 한나라당’이라는 백보드가 보인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4년 3월 24일 박근혜 대표가 천막당사에서 주재한 한나라당 중앙상임위 회의. ‘다시 태어나는 한나라당’이라는 백보드가 보인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012년 2월 16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 당사에서 열린 새누리당 현판식에서 당명 제안자들과 현판을 건 후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012년 2월 16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 당사에서 열린 새누리당 현판식에서 당명 제안자들과 현판을 건 후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012년 2월 16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 당사에서 열린 당명개정공모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012년 2월 16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 당사에서 열린 당명개정공모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2016년 4ㆍ13 총선을 앞두고 공천파동에 휩싸였던 새누리당이 당시 국회 대표실에 '정신차리자 한 순간 훅 간다'는 백보드를 내걸었다. 백보드는 '정신차리자 한 순간에 훅 간다' 등 당 페이스북 공모글에 달린 댓글 400여건 가운데 당을 신랄하게 비판한 문구들로만 구성했다. 오대근 기자
2016년 4ㆍ13 총선을 앞두고 공천파동에 휩싸였던 새누리당이 당시 국회 대표실에 '정신차리자 한 순간 훅 간다'는 백보드를 내걸었다. 백보드는 '정신차리자 한 순간에 훅 간다' 등 당 페이스북 공모글에 달린 댓글 400여건 가운데 당을 신랄하게 비판한 문구들로만 구성했다. 오대근 기자
김무성(가운데) 당시 새누리당 대표 등 당 지도부가 2016년 3월 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잘 하자 진짜'라는 문구가 적힌 배경판이 눈길을 끈다. 고영권 기자
김무성(가운데) 당시 새누리당 대표 등 당 지도부가 2016년 3월 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잘 하자 진짜'라는 문구가 적힌 배경판이 눈길을 끈다. 고영권 기자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비상대책위원들이 2017년 2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앞서 새로운 당명인 자유한국당 제막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새누리당은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꿨다. 오대근 기자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비상대책위원들이 2017년 2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앞서 새로운 당명인 자유한국당 제막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새누리당은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꿨다. 오대근 기자
2017년 ‘당명으로 5행시 짓기’ 공모전을 개최했던 자유한국당은 7월 공모 결과를 발표했다. 최우수작으로 뽑힌 5작품 중 하나는 ‘자기 밥그릇을’ ‘유난히 챙기니’ ‘한번도’ ‘국민편인 적이 없음이’ ‘당연하지 않은가’ 라는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유한국당 페이스북
2017년 ‘당명으로 5행시 짓기’ 공모전을 개최했던 자유한국당은 7월 공모 결과를 발표했다. 최우수작으로 뽑힌 5작품 중 하나는 ‘자기 밥그릇을’ ‘유난히 챙기니’ ‘한번도’ ‘국민편인 적이 없음이’ ‘당연하지 않은가’ 라는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유한국당 페이스북
자유한국당이 6월 13일 지방선거를 위한 당 슬로건으로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를 선정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이 6월 13일 지방선거를 위한 당 슬로건으로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를 선정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이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는 백보드를 걸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이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는 백보드를 걸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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