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1ㆍFC바르셀로나)가 월드컵 한풀이에 나선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ㆍ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현역 최고 스타로 꼽히는 메시는 소속 팀에서 선수로 이룰 것은 모두 다 이뤘지만 대표팀에선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월드컵 무대는 늘 아쉬움을 남겼다.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6위, 5위에 그쳤다. 2014 브라질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결승까지 올랐지만 독일에 0-1로 패해 고개를 떨궜다.
메시는 자신에겐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기에 이번 대회 우승에 대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아르헨티나 전력은 화려한 공격진에 비해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메시가 있는 한 언제나 우승 후보로 꼽힌다. 호르헤 삼파올리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은 “아르헨티나를 어깨에 메고 갈 수 있는 선수가 메시”라며 “메시는 모든 면에서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메시에 대한 기대치는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들이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는 일화에서도 알 수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남부 지역 교도소에 있는 재소자 9명이 최근 현지 지방법원 앞으로 “고장 난 케이블 TV 시스템을 고쳐달라”는 자필 서신을 보냈다. 재소자들은 “TV 시청은 중요한 권리”라며 “우리는 이 불편함이 해소될 때까지 점심과 저녁 식사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통산 두 번째 정상에 오른 뒤로는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아르헨티나는 16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바이킹의 후예’들인 아이슬란드와 D조 첫 경기를 치른다. 아이슬란드는 역대 월드컵에 출전한 국가 중 가장 인구(33만명)가 적은 나라다. 월드컵 본선 진출도 이번이 처음이다.
축구 변방에 머물던 아이슬란드는 유로 2016 대회에서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를 꺾고 8강에 오르는 신화를 썼고,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터키 등을 제치고 당당히 조 1위로 러시아 월드컵 티켓을 획득했다.
아이슬란드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월드컵에서도 계속 쓰여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이슬란드 매체 VISIR의 콜베인 기자는 “첫 경기인 아르헨티나전에서 승리하면 온 나라가 뒤집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수들은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 공격수 알프레드 핀보가손은 “아르헨티나는 강한 팀이지만 우리는 두려운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