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다량 출혈… 다행히 병원으로 이송돼
조민희 간호사 “당연히 해야 할 일 했을 뿐”
“누구나 응급환자를 봤다면 도와줬을 겁니다.”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지방선거날 출근길에 피를 흘린 채 도로 위에 쓰러진 70대 노인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북 안동성소병원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간호사 조민희(23ᆞ여)씨는 지난 13일 오후 1시30분쯤 자신의 차량으로 출근하던 중 안동시 성곡동 문화관광단지 인근 도로에서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진 A(70ᆞ여)씨를 발견했다.
3년차 간호사인 조씨는 119에 신고하는 동시에 A씨의 신체를 고정하고 수건을 꺼내 지혈 등 응급처치를 했다.
이날 A씨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져 오른쪽 머리가 4㎝나 찢어지고 갈비뼈와 쇄골도 금이 갔다. 조씨는 “환자가 넘어지면서 자전거에 깔린 채 오른쪽 어깨가 뒤틀려 있었다”며 “출혈도 심한 상태여서 평소 하던 대로 응급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환자가 미리 사고정황을 얘기해줬지만 119응급차량이 현장에 왔을 때 기억이 흐려졌는지 말을 잘 하지 못해 대신 알려줬다”며 “환자가 119차량에 실려 가는 것을 보고 가는 바람에 겨우 출근시간을 맞췄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머리 봉합수술을 마쳐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18일쯤 쇄골 수술을 할 계획이다.
한편 조씨는 15일 새벽 귀갓길에도 아파트 단지에 쓰러진 사람을 발견해 집까지 데려다 주는 등 인명구조가 생활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조씨는 “길에서 환자를 만났을 때 응급치료를 제대로 해줄 수 있는 간호사여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안동=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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