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 공연을 한 영국 팝스타 로비 윌리엄스(44)가 공연 도중 카메라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쳐든 장면이 고스란히 중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윌리엄스는 14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전 사전 행사에서 자신의 히트곡인 ‘필(Feel)’ ‘에인절스(Angels)’ 등을 부르며 경기 전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러나 마지막 곡 ‘록 디제이(Rock DJ)’를 부르던 도중 카메라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었고, 이는 중계 화면에 그대로 잡혔다.
월드컵 개막전은 전 세계 수십억명이 동시에 지켜보는 행사다. AP 통신은 이를 거론하며 “윌리엄스가 당시 TV를 보고 있던 전 세계인들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내밀었다”고 보도했다.
윌리엄스가 왜 이런 초대형 방송사고를 냈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을 향해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윌리엄스의 이번 러시아 공연을 놓고 공연 전부터 영ㆍ러 양국에서는 논란이 적지 않았다. 영국에서는 “인권 탄압국 러시아의 행사에 영국인이 공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비난이 있었다. 스티븐 다우티 노동당의원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윌리엄스는 인권 운동의 지지자였다. 그런 훌륭한 영국 가수가 러시아와 FIFA로부터 돈을 받고 개막 공연 가수로 나서기로 결정한 것이 놀랍고 실망스럽다”고 비난했다. 반면 러시아에서는 “윌리엄스의 노래 ‘파티 라이크 어 러시안(Party like an Russian)’에 러시아 부호들을 조롱하는 내용이 담겼다”며 그의 공연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그는 개막식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러시아 공연을 하게 돼 굉장히 신난다. 잊지 못할 쇼(Unforgettable show)를 기대하라”고 장담했다. 그리고 결국 개막식 당일 그 약속을 논란 가득한 방법으로 지킨 셈이 됐다.
한편, 윌리엄스는 영국 싱어송라이터로, 15세때 팜 밴드 테이크댓에서 음악을 시작했다. 1995년부터 솔로 활동을 했으며 2004년에는 영국 음악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브릿 어워드 상을 8번이나 받았고, 영국 최고 아티스트 상 등 수많은 수상 실적이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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