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용(64) 경북 구미시장 당선인은 31개 대구ㆍ경북 기초지자체를 통틀어 유일한 더불어민주당 출신 기초단체장이다. 더욱이 보수의 철옹성과도 같은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 경북 구미시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구ㆍ경북은 1995년 지방선거 실시 후 좀처럼 민주당 후보에게 문을 열지 않았다. 민주당 계보 출신 단체장은 1995년 1회 때 박기환 후보가 민주당으로 포항시장에, 1998년 2회 때 신정 후보가 새정치국민회의로 울진군수에 당선된 게 전부다. 장 당선인은 역대 지방선거 사상 TK지역 3번째, 20년만의 민주당 출신인 단체장인 셈이다. 대구는 단 한 명도 없다.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면서 김관용 경북지사의 고향이다. 남유진 전 구미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반신반인’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1,000억원짜리 박정희 기념공원을 조성한 곳이기도 하다.
박정희로, 박정희체육관 등 곳곳에 박 전 대통령의 유산이 산재한 구미에서 장 당선인이 시장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자유한국당의 지리멸렬, 경기침체, 남북화해무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미지역 평균연령이 37세로 젊다는 점도 큰 역할을 했다.
장 당선인은 “남북화해 등 외부적 요인이 당선에 큰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라면서도 “구미국가산업단지 5단지를 파격적인 조건으로 분양하는 등 ‘선물’이 있어야 하며, 이는 민주당의 TK 입장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미는 TK변화를 이끄는 젊은 도시로 민주당이 지역사회에서 신뢰받는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보수의 도시 구미에 새 바람을 일으켜 구미 르네상스를 이룩하겠다”고 밝혔다.
구미=글ㆍ사진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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