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유일하게 제주에서만 치러진 교육의원 선거에 출마한 5명 중 4명이 무투표로 당선되면서 존폐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교육의원 선거구 총 5곳 중 유일하게 투표가 실시된 제주시 서부선거구에서 교장 출신인 김창식 후보가 전 제주시교육지원청 교육장인 김상희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나머지 4개 선거구에서는 단독 후보 출마로 투표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서귀포시 동부선거구의 오대익 후보인 경우 2회 연속 무투표로 제주도의회에 무혈입성했다.
교육의원 제도는 2006년 전국 최초로 제주에서 직선 교육의원제도가 신설되면서 탄생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8년 전 도입됐다가 4년 전 모두 폐지됐고, 제주지역만 제주특별법에 근거해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이들 무투표 선거구 지역은 출마 후보들의 선거운동 제한으로 선거홍보물조차 각 세대에 발송되지 않아 후보들의 정책은 물론 누가 선거에 출마하는지도 모르는 ‘깜깜이 선거’가 되면서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교육의원 선거인 경우 출마자격 제한으로 교육경력이 없으면 출마 자체가 불가능해 사실상 퇴직 교원들의 전유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존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현행 제주특별법은 후보자등록신청 개시일로부터 과거 1년 동안 정당의 당원이 아니어야 하는 동시에 교원이나 교육공무원 등 교육경력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지난 12년 동안 선출된 교육의원 대부분이 퇴임 교장 출신이며, 이번 교육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 6명도 모두 교장 출신이다.
이 때문에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지난 4월 교육의원 ‘출마자격 제한’ 규정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해당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구하는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상태다. 결국 이번 무더기 무투표 당선과 헌법소원 등으로 교육의원 제도 폐지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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