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진지’, MBC는 ‘모험’, SBS는 ‘파격’. 지난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지상파 3사 개표방송의 특징을 요약하면 이렇다.
KBS는 교수, 정치 컨설턴트 등 전문가 패널을 대거 섭외해 진지한 분위기를 이어가며 단일 프로그램 시청률 1위(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MBC는 진보ㆍ보수 논객으로 각각 이름을 날린 유시민 작가, 전원책 변호사를 ‘투톱’으로 출연시키고 다채로운 컴퓨터그래픽(CG)을 곁들여 높은 점수를 받았다. SBS는 젊은 층 눈높이를 겨냥한 파격적 연출로 온라인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14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지상파 3사 개표방송 가운데 가장 높은 평균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은 KBS1 ‘9시 뉴스’로 10.4%였다. TNMS 미디어데이터 조사(전국 3,200가구ㆍ9,000명 대상)에서도 1위는 KBS 1TV의 ‘2018년 지방선거 선택 대한민국 우리의 미래’ 2부로, 7.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 개표방송은 화려함보다 진지함에 방점을 찍었다. 드론을 띄우고, 여의도 KBS 본관 건물을 스크린 삼아 개표 현황을 생중계하는 등 ‘보이는’ 부분에도 신경을 썼지만, 교수ㆍ정치 컨설턴트 등 전문가 집단의 분석 등을 앞세우며 개표방송 특유의 진지함을 챙기려 애썼다는 평가다.
MBC는 ‘썰전’에서 호흡을 맞췄던 유시민 작가, 전원책 변호사를 ‘투톱’으로 내세우고, 다채로운 CG를 앞세워 기존 개표방송 스타일의 변화를 꾀하는 모험을 선택했다. ‘선거 캐스터’라는 역할을 도입해 스포츠 중계하듯 개표 현황을 전하는 모습도 신선했다. 유 작가와 전 변호사의 ‘만담’식 선거 분석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온라인에선 SBS의 개표방송이 엄청난 화제였다. B급 감성을 담은 파격적 구성으로 네티즌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SBS는 지난 대선 때도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콘셉트로 개표방송을 진행해 주목받았었다. 이번 개표 방송도 그에 못지 않게 파격적이었다. 경기지사 시절 소방관에게 다짜고짜 관등성명을 물어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의 CG로 119를 연상시키는 빨간 전화기를 삽입했고, ‘빨간 맛(레드벨벳)’, ‘픽미(아이오아이)’ 등 인기 아이돌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적극 활용하며 젊은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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