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무리 내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같은 신호음을 사용한다.’ 과학계의 오랜 믿음인데요.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을 깨는 연구결과가 지난달 국제학술지 ‘현대생물학’에 발표됐습니다.
스테파니 킹 서호주대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수십 년 간 호주 서쪽의 샤크만에서 ‘큰돌고래’(bottlenose dolphin)를 관찰했는데요. 우리가 ‘나는 ㅇㅇㅇ입니다’하고 이름으로 자기소개를 하듯, 수컷 큰돌고래들도 자신을 지칭하는 고유한 신호음을 내 자신의 정체를 알린다고 합니다.
수컷 큰돌고래는 짝짓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2, 3마리가 함께 다니며 암컷을 무리에서 떨어뜨려 짝짓기를 하는데요. 이때 상대방의 고유한 신호음을 듣고 나의 동료인지, 경쟁자인지 구분한다고 하네요. 킹 연구원은 “돌고래들이 각각 자신을 지칭하는 신호음(또는 이름)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밖에도 수컷 돌고래들은 ‘마치 손을 잡듯이’ 자신의 지느러미를 동료에게 갖다 대고, 동시에 수면 위로 나와 숨을 쉬는 등 동작을 맞추면서 유대감을 표현한다고 해요. 킹 연구원은 “돌고래가 동작을 맞추는 것은 인간이 상호 신뢰와 협동심을 증진시키는 옥시토신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는데요, 알면 알수록 돌고래는 정말 인간과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네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