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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상 아직 안 봤다” “그럼 알아서 잘 하시길…”

입력
2018.06.13 22:3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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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선수들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로모노소프 스파르타크 경기장에서 현지 교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첫 훈련을 하고 있다. 상트페트부르크=류효진 기자
국가대표 선수들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로모노소프 스파르타크 경기장에서 현지 교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첫 훈련을 하고 있다. 상트페트부르크=류효진 기자

“쏜~~”

러시아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태극전사는 역시 손흥민(26ㆍ토트넘)이었다.

12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월드컵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에 입성한 축구대표팀은 하루 뒤인 13일 도시 외곽 로모노소프에 있는 스파르타크 경기장에서 첫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 시작 두 시간 전부터 수십 여명의 현지인들이 경기장 앞에 진을 쳤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 참가국들이 한 차례 팬과 미디어 앞에서 공개 훈련을 하도록 규정하는데 신태용호는 이날을 택했다. 4명의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막심(14) 군에게 좋아하는 한국 선수를 물었다. 5명의 소년들은 일제히 ”쏜“을 외쳤다. 이날 러시아 현지인과 한국 교민 합쳐 250 여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선수들은 가볍게 몸을 푼 뒤 패스 훈련 등으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본격적인 전술 훈련은 14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대표팀에서 아는 선수가 있느냐고 묻자 일제히 "쏜"을 외친 한 무리의 러시아 소년들. 상트페테르부르크=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한국대표팀에서 아는 선수가 있느냐고 묻자 일제히 "쏜"을 외친 한 무리의 러시아 소년들. 상트페테르부르크=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스웨덴 주축 공격수 마르쿠스 베리(알 아인)도 옛 팀 동료 손흥민과 정면 대결을 앞두고 기대를 내비쳤다.

베리는 13일 러시아 흑해 연안의 겔렌지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팀 훈련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손흥민은 최근 빠르게 발전했다. 매우 좋은 선수”라고 말했다. 손흥민과 베리는 2011~12시즌부터 2시즌 동안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1군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는 “손흥민이 뛰는 한국과 첫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팀엔 훌륭한 공격수가 많다. 꼭 승리 하겠다”고 다짐했다.

신태용 감독이 많은 취재진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류효진 기자
신태용 감독이 많은 취재진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류효진 기자

스웨덴과 월드컵 첫 경기(한국시간 6월 18일 오후 9시)가 다가오면서 취재 열기도 달아올랐다.

이날 한국 훈련에 앞서 신태용 감독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사전 캠프였던 오스트리아 레오강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00여 명의 국내 기자가 들어찼다. 레오강에서 외국 기자들은 거의 볼 수 없었으나 러시아 타스 통신 등 외신들도 “베이스캠프 시설은 만족스럽나” “첫 경기에 대한 중요성은 어느 정도인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3일 러시아 4겔렌지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하는 스웨덴 공격수 마르쿠스 베리. 겔렌지크=연합뉴스
3일 러시아 4겔렌지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하는 스웨덴 공격수 마르쿠스 베리. 겔렌지크=연합뉴스

한국과 스웨덴이 나란히 러시아에서 담금질을 시작하면서 두 팀의 신경전도 막이 올랐다.

스웨덴 미드필더 빅토르 클라에손(크라스노다르)은 13일 훈련 후 “한국 영상은 아직 안 봤다. 멕시코와 독일도 마찬가지다. 이번 주에 볼 거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첫 경기가 4일 밖에 안 남았는데 전혀 분석에 들어가지도 않았다는 건 다소 의외다. 스웨덴의 자신감일 수도 있고 연막일 수도 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대한축구협회에서 나눠준 태블릿 PC에 담긴 스웨덴 선수 관련 데이터를 수시로 보며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독일 뮌헨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태극전사들은 태블릿 PC에서 눈을 떼지 않는 모습이었다. 신 감독은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스웨덴이 (아직 분석도) 안 했다는 건 100% 거짓말”이라 단언했다. 이어 “분석 안 했으면 안 한 대로 열심히 하시라고 전해 달라”고 개의치 않아 했다.

한국 훈련장 앞에서 펼쳐진 삼엄한 경비. 상트페테르부르크=윤태석 기자
한국 훈련장 앞에서 펼쳐진 삼엄한 경비. 상트페테르부르크=윤태석 기자
스웨덴 훈련 구경하는 러시아 사람들. 겔렌지크=연합뉴스
스웨덴 훈련 구경하는 러시아 사람들. 겔렌지크=연합뉴스

양 팀의 훈련장 여건도 상반된다. 신태용호 훈련장 근처엔 고층 빌딩이 없고 정문 앞에 군부대가 있다. 그라운드 4면에 모두 가림막이 설치됐다. 신 감독은 “상대의 스파이 작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디”고 만족스러워 했다. 반면 스웨덴 훈련장 인근에는 언덕과 주상복합 건물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올라가서 볼 수 있다. 때문에 스웨덴 언론들이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기도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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