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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초빙강연 논란 연세대 총여학생회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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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초빙강연 논란 연세대 총여학생회 운명은

입력
2018.06.14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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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재개편 요구안 학생 총투표 첫날 27% 기록, 남녀 세대결 양상
그래픽=박구원 기자
그래픽=박구원 기자

연세대 총여학생회가 기로에 섰다. 13일부터 진행되는 ‘총여학생회 재개편 요구’ 학생 총투표 결과에 따라 사실상 폐지돼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몇몇 대학에서 총여학생회가 학생들의 참여 저조로 소멸한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 학내 구성원의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통해 없어진 경우는 전례를 찾기 어려워 사태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총여학생회 재개편 요구안’ 학생 총투표에 들어갔다. 이 투표 결과에 따라 총여학생회 조직이 새로운 형태로 개편, 운영되거나 아니면 기존 체제를 그대로 가져가게 된다. 홍성현 총학생회 비대위원장은 “재개편 요구안이 통과되더라도 총여학생회가 바로 폐지되는 게 아니라 현재 총여학생회 집행부가 주체가 돼 재개편 내용을 논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투표 배경에는 페미니즘이 자리잡고 있어 교내에서 상당한 파장을 부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달 24일 총여학생회가 페미니스트 작가 은하선씨의 ‘대학 내 인권활동 그리고 백래시’ 강연을 교내에서 개최했다. 당시 일부 학생들은 강연자의 페미니즘 성향과 함께 십자가 모양의 자위 기구 사진을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점 등을 들어 강연 취소를 요구했다. 그러나 총여학생회가 은씨 강연을 그대로 진행했다. 이에 따라 강연 다음날 ‘총여학생회 퇴진 및 재개편 추진단’이라는 학내 단체가 구성되고, 총학생회 구성원 10% 이상이 서명하면서 회칙에 따라 총투표로 이어졌다.

투표를 추진한 학생 측에서는 총여학생회가 전체 학생회비의 25%로 운영되고 있지만 여학생에게만 의결권을 주고 있고, 무엇보다 남녀 모두로부터 걷은 학생회비로 총여학생회 입맛에 맞는 행사들을 열었다는 것이다. 이 투표를 두고 이수빈 총여학생회 ‘모음’ 부학생회장은 “페미니즘에 대한 억압”이라며 “다만 결과가 어떻게 되든 학내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총여학생회 운영방식에 대해 충분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심이 높아지면서 첫날 투표율이 기존 총학생회 투표 첫날(20%)보다 높은 27%를 돌파, 남녀 학생간 세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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