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300조원을 돌파했다.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도 늘면서 가계 대출 증가폭도 확대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의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은 300조2,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2조1,000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300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증가 속도도 빠르다. 1~5월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은 11조3,000억원으로, 200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같은 기간 기준 가장 많았다.
이는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일종의 ‘풍선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가계대출을 받지 못하게 된 사업자들이 사업자 명의로 돈을 빌리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786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조8,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둔화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가계대출 급증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다시 늘고 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폭은 2조9,000억원으로, 전달보다 4,000억원 늘며 전반적인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했다. 특히 개별주택담보대출은 감소한 반면, 집단대출은 지난해 10월(2조1,000억원) 이후 7개월만에 최대치인 1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한편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04조6,000억원으로, 지난달 2조5,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5월과 같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5월 초 연휴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계절적 특성상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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